미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장 이창민 목사
미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장 이창민 목사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애틀랜타에서 열린 ‘AALM(Asian American Language Ministry)’ 모임에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대표해서 참석하고 왔습니다. 이 모임은 미국에서 아시안 인구가 급증하는 것을 대비해 아시아 국가 출신의 이민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를 양성하고, 각 소수 인종 언어로 된 훈련 자료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6년에 열렸던 연합감리교회 총회에서 예산을 배정받고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저를 포함한 중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몽족, 인도, 파키스탄, 중동, 필리핀 등의 아시아 국가를 대표하는 연합감리교회 내 지도자들이 모여 ‘AALM’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조직을 강화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이번 모임을 통해 한인 이민 교회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 국가 출신의 이민 교회들에는 공통된 도전과 기회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다음 세대와의 차이 극복, 변화하는 이민 및 사회 정책 속에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걸으며, 연합감리교회가 아시안 교회들을 위해 준비한 귀한 자원을 선용하여 교회와 신앙 공동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애틀랜타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보낸 후, 화요일 아침에 셔틀버스를 타고 회의가 열리는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본부로 이동했습니다. 셔틀버스 기사는 다른 손님들도 태우지만, 10년 넘게 세계선교부를 방문하는 선교사님들과 방문객들을 태우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밝은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는 그에게 옆자리에 앉은 분이 ‘How are you today?’라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이런 인사에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I’m fine, and you?” 혹은 “I’m okay.”라고 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운전기사의 대답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습니다. “I’m blessed today! (오늘, 저는 복을 받았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그의 답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답은 곧 새로운 질문이 되어 찾아 왔습니다. 그 질문은 ‘그가 말한 복이 무엇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의 차를 타게 되어 복 받았다는 것일까? 아니면 오늘도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에 감사하다는 뜻일까? 혹은 아침에 건강하게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축복이라고 여긴 것일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합쳐진 감격스러운 고백이 ‘I’m blessed today’라는 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순간들을 감사하지 않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셔틀버스 기사는 자신의 하루를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일을 단순한 생계 수단으로 여기는 대신, 자신의 하루를 감사함으로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가 그의 말과 표정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의 답을 곱씹을수록 제 마음에도 감사가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I’m so blessed today, too! 오늘, 저도 역시 많은 복을 받았습니다!’ 이런 귀한 모임에 초대되어 아시아 국가 출신의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과 교류할 수 있음이 감사했습니다. 짧은 여행이지만, 여기까지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교회가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감사한 일이 떠올랐습니다.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마음을 모아 후원하기로 한 140명의 선교사 후원 약정이 넘치도록 채워졌고, 그 첫 번째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음이 또한 감사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그날 오후에 세계선교부를 책임지는 롤랜드 페르난데스 총무를 만나 140명의 세계선교사 후원을 위한 첫 번째 후원금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롤랜드 총무는 한인 교회의 후원에 감사하다고 하면서 이 후원이 연합감리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것뿐입니다. 바로 오늘 ‘I’m blessed today!’라고 고백할 때, 우리의 삶은 매일매일 복을 누리는 복 있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펼쳐진 하루하루가 복된 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