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2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 및 국내 입국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의 신변 안전을 이유로 구체적인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위급의 탈북 및 국내 입국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하는 고위급 인사들의 직업은 외교관, 유학생, 의사 등 다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국가정보원이 '단독 보호' 대상으로 분류한 엘리트 탈북민의 수가 주목할 만하다. 현재까지 총 188명의 엘리트 탈북민이 집계되었는데, 이 중 134명이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에 탈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시점인 2011년 12월까지의 엘리트 탈북민 수(54명)와 비교할 때, 김정은 체제 들어 엘리트층의 탈북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통계에는 함께 탈북한 가족 구성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현행법상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보호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범주에는 주로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외무성, 군, 정보기관 등의 고위 인사들이 포함된다.
최근 알려진 북한 고위급 탈북 사례로는 리일규 전 주 쿠바 북한대사관 참사가 있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사실이 지난달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러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 증가 추세는 북한 체제의 내부 동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증가 또는 엘리트층의 체제 불신 확대 등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통일부의 이번 발표는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 동향과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한반도 정세 분석과 대북 정책 수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