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주말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이와 민간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의 어린이 수십 명이 사망하고, 일부 유아들이 하마스에 의해 참수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시에 도착해 사진을 공개했다. 블링컨은 이날 저녁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극악무도한 타락”이라며 “이미지는 수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무부가 “이스라엘 정부가 우리에게 공유한 사진과 비디오를 보았다. 몇몇은 실제로 대중 매체에서 본 것 같다. 다른 것들은 내게나 우리 팀에게 새로운 것이었다”며 “적절한 단어를 찾기 힘들다. 이는 그 누구도 상상하고 싶지도, 실제 보고 싶지도 않은, 하나님이 금지한 경험 그 이상이다. 총알투성이의 아기, 유아, 군인들이 참수당했다. 젊은이들은 차 안이나 숨은 방에서 산 채로 불태워졌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블링컨에게 보여준 이미지를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구 트위터인 X에는 “하마스 괴물들에 의해 살해되고 불에 탄 아기들의 끔찍한 사진들”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블링컨은 “이건 거의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며 “나에게 있어 그것은 가장 가까운 미래에 ISIS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날뛰고 있을 때 우리가 보았던 일들 중 일부였지만 다행히 중단되었다”고 덧붙였다.
요아프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나토(NATO) 브뤼셀 본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이스라엘 남부 국경지대인 가자지구의 피해 상황을 공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갈란트는 연설에서 “아이들이 묶여 총에 맞았다. 재차 말한다. 아이들이 묶여 총에 맞았다”고 호소했다.
더 타임스는 이 사진들이 지난 7일 하마스가 공격한 정착마을에서 훼손된 시신을 발견한 이스라엘군에 의해 촬영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국경지대 정착촌에 대한 공격은 지난 7일 시작되어 12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 천명의 부상자를 낳았으며, 최소 150명의 이스라엘인이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이 밝힌 사망자 수는 1400명 이상이며, 부상자는 6000여 명에 달한다.
사진이 공개되기 전, 이스라엘 크파르 아자(Kfar Aza) 정착촌에서 어린이들이 학살되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일부는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당시 i24News의 현장 기자는 이스라엘군이 아기 40여 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또 마을에서는 수십 명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되었고, 일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또 다른 키부츠인 케렘 샬롬(Kerem Shalom)도 하마스에 의한 영아 살해 사건이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은 피투성이가 된 어린이의 침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이스라엘 공군은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하고 있으며, 수만 명의 이스라엘 병력이 국경에 집결해 혹시 모를 지상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총참모장 헤르지 할레비 중장은 12일 군 연설에서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자국민 보호와 가자지구 국경 경비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할레비는 연설에서 “IDF는 국가와 시민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으며, 토요일 아침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서 그 일을 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배우고 조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의 시기”라고 말했다고 유대인 뉴스 매체 JNS가 보도했다.
반면, 하마스의 부사령관 살레 알 아루리는 이번 공습이 “군과 점령군만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북부 가자지구의 주민 100만 명 이상에게 긴급 대피명령을 내려 남부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대규모 공습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반면, 하마스는 긴급 대피명령을 이스라엘의 전술이라고 일축하며 주민들에게 이동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