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출신의 가톨릭 총대주교가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발생한 기독교 신자들의 대규모 망명이 두 나라의 신앙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그리스 멜키트 가톨릭 총대주교인 유세프 압시(Youssef Absi)는 가톨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의 기독교인들이 남아 달라는 교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고국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압시 총대주교는 중동의 기독교인들이 "더 이상 조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터널의 끝에 빛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레바논은 극심한 경제난과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고, 특히 시리아는 계속되는 내전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총대주교는 두 국가 모두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기독교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총대주교는 “이민의 물결은 항상 있어왔다. 요즘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이유가 혼재돼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신자들을 돕고, 그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부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이지 않으며, 단기적인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지원 없이는 더 이상 그들(기독교인)이 머물도록 설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총대주교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가 일반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방세계에 제재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총대주교는 “우리의 친구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국 정부나 종교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때로는 재제 해제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 방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CN이 발표한 ‘2023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Religious Freedom in the World Report)’에서 2016년에서 2021년 사이 시리아의 기독교인 수는 전체 인구의 6.31%에서 3.84%로 감소했다.
레바논의 기독교 신자 수에 대한 추정치는 다양하지만, 미국 CIA 팩트북은 기독교인의 비율을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32.4%)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0년 미 국무부가 레바논의 기독교 신자 비율을 40% 이상으로 추산한 보고서보다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