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WMA & KWMC & KWMF 공동기자회견서 결의서 발표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 이후 구체적 액션 플랜 위한 결의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현장 중심의 선교', 비서구권 교회들과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 '지속 가능한 선교' 등 보다 성경적이고 건강한 선교를 하기 위한 변화와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한국 선교계를 대표하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북미주 한인교회 및 디아스포라 교회를 대표하는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전 세계 200여 국가 3만여 한인 선교사를 대표하는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20일 서울 노량진 KWMA 세미나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13~16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에서 발표한 선언문을 발전시켜 구체적인 액션 플랜(Action Plan)에 대한 결의서를 채택했다.
이 자리에는 KWMA 운영이사회 제1부이사장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담임),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 KWMC 사무총장 조용중 목사, KWMF 공동대표 이은용 목사, 공동대표 방도호 목사가 참석해 각자 발언한 후 결의문에 서명했다. 결의문은 KWMA 미래선교개발센터장 정용구 목사가 낭독했다.
이날 공개된 '제8차 NCOWE 이후, 구체적 액션 플랜을 위한 결의서'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먼저 "①경제 발전에 따라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였지만 파송받은 선교사는 선교지 문화를 이해하고 섬기는 일에 소홀히 하였고 오히려 '후원교회의 선교 철학'을 더 중히 여기는 사례가 있음을 고백한다"며 "성육신이 보여주는 대로 더욱 '현장 중심의 선교'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②우리는 선교가 해외로 가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며, '지역'이 아니라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을 위한 것임을 확인한다"며 "국내 거주하면서 다른 문화권 속에 있는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들에게 사역하는 목회자들을 동역자로 섬기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이주민들에게 이마고 데이(Imago Dei, 하나님의 형상) &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환대)를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③교회의 '선교 성숙 척도'가 모든 성도가 선교인(Mission minded Christian)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믿는다"라며 "우리는 서구권 중심의 선교 방식을 지양하고, 비서구권의 교회들과 더불어 '재정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 중심의 선교'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④선교는 하나님의 선교이며 영적이기에 성령의 도우심을 사모하며 기도의 능력이 현장에서 나타나도록 후원하겠다"고 했고, "⑤선교사가 교회를 부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인들에 의해 스스로 성장하는 교회로 성숙해 가는 것을 인식하고, 현지교회를 더욱 존중하고 배려하겠다", "⑥우리는 젊은 세대가 선교의 주역임을 인식하면서 이들의 동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8차 NCOWE 이후, 구체적 Action Plan을 위한 결의서
선교사에 대해서는 먼저 "①우리는 현장에서 '선교사 중심의 선교'를 지양하고, '현지교회의 필요성'에 따라 사역을 하겠다"고 말하고, "②'복음 전하는 일'과 '현지인 리더'를 세우고, 프로젝트 사역을 지양하고, 현지인들이 '교회 개척'을 하도록 힘을 쓰겠다", "③우리는 선교 현장에서 행하는 모든 사역이 현지교회에 도움이 되도록 방향을 정하고 섬기겠다"고 전했다.
또한 "④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선교'를 하기 위해 현재의 선교 방식을 성찰하면서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성육신적 삶과 연약함을 통해 이루어진 하나님의 선교를 본받아 물질과 힘에 의한 선교는 지양하도록 노력하겠다", "⑤선교사에 의해 교회가 부흥하기보다는 선교사와 동역하는 내부인들에 의해 교회가 성장함을 믿으며 현지인 성도 중심의 교회 부흥이 일어나도록 협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선교의 미래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선교의 모판인 교회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하나님의 선교는 계속될 것이며,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며 그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이 속히 오도록 기대하며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겠다. 우리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교계와 교회, 코로나 이후 상호 협력하여 위기 넘어서야"
이날 각 단체를 대표하여 참석한 지도자들은 한국선교를 성찰하고 개선하기 위한 이번 결의 내용을 잘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WMC 사무총장 조용중 목사는 "그동안 선언문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실행 계획을 합의하여 서명함으로 우리의 다짐을 확인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며 "앞으로 한국교회에 상당히 구체적인 실행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주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와 한인교회에서 나온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나온 선교사들과 협력하여 합의한 내용이 잘 실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런 기회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190여 개,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도 엄청난 선교 자원임을 인식하고, 이 자원이 세계선교에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WMF 공동대표 이은용 목사는 "엔코위의 많은 내용 가운데 중요한 내용은 서구에서 비서구로 선교의 축이 전환됐고, 비서구인들이 향후 선교의 주역이 된다는 것인데, 저는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부분적으로는 이원론적으로 서구와 비서구를 나누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큰 틀 안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생각해 볼 때, 서구 유럽이나 미주 지역과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교회들이 콜라보하여 함께 갈 수 있는 세계선교를 논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한 예로 이 목사는 "저는 아프리카에서 15년 정도 전부터 현지교회와 더불어 선교사들을 훈련하고 선교 부서를 만들어 인도, 파키스탄, 중국, 수단 등지에 아프리카 현지인을 파송하고 있다"며 "지난 5월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엄청난 부흥으로 1,100만 성도가 있는 메카니 예수스(Mekane Jesus) 교단 총회장과 리더십을 만나 한국교회가 가진 선교적 자산들을 나누어 현지 리더를 훈련하고, 현지 교회의 인력과 재정을 잘 동력화 하여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한국에서도 선교사를 교환하는 틀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KWMF 공동대표 방도호 목사는 "(결의서에서) 선교사에 대한 부분을 살펴볼 때 현지인 리더를 세운다는 관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며 "그동안 현지인 리더를 세워왔는데도 불구하고, 현지인 리더에게 이양하고 그들이 앞서나갈 수 있도록 재회복하여 섬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세워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 "프로젝트 사역을 지양하고, 서구와 비서구가 동반자적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며, 아울러 비서구가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 한국 선교사들이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특히 "선교사들이 프로젝트 사역을 현지인에 이양하는 데 주저한 것은 현지인들의 영적 질서, 지식적인 면에서 안심하고 넘겨줄 만큼 신뢰가 되는가의 고민도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과거에 부족했던 점이 많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넘겨주고, 이후 그들과 협력해서 동반자적으로 (현지인들이) 앞서나가도록 세워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WMA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이번 엔코위에서는 교회와 현장 선교사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야기했다"며 먼저 "교회가 변하려면 목사님들이 선교 흐름과 추세를 이해해야 하는데, 엔코위에서 나눈 중요한 내용을 지역교회 목사님을 초청해 나누려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실천강령을 만들었고, 불교권, 이슬람권, 힌두권에서 온 국내 260만 이주민에게 교회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평신도 양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목사님들에게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선교사에 대해서는 "선교의 척도는 현지 리더십이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며 "현장에 가면 자기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선교사는 때가 되면 선교지를 나와야 하기 때문에 사역 이양을 위해 선교사의 사역이 현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선교사가 목회하는 것보다 현지인이 목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선교사들이 쫓겨나왔을 때 중국교회가 부흥하여 중국 교인이 8천만, 1억이 되었다. 결국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고, 지금은 현지에 교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파송교회도, 선교사도 자기중심의 사역보다 전략적으로 현지 교회가 원하는 사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청년들이 리더십을 갖게 하려면 부모의 동의와 보호가 있어야 한다. 어른들이 다음세대, 젊은 세대에 자리를 만들어 주어 그들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또 "세계 기독교 상황이 비서구인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 리더십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데, 테이블 65, 66번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이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가기로 결정하고 내년 4월 방콕에서 만나기로 했다. 비서구의 열정이 강력한데 이번에 한국교회가 뚫어준 것"이라고 엔코위의 성과를 소개했다.
KWMA 운영이사회 제1부이사장 박동찬 목사는 "코로나가 오면서 많은 학자가 경쟁사회가 아니라 공생을 위해 연합해야 되는 시대라고 했다.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연합하고 하나 되지 않으면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선교계와 교회에도 굉장히 중요한 교훈을 준다"며 "그런 면에서 KWMA, KWMC, KWMF가 연합할 뿐만 아니라, 이제 교회가 연합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교회는 선교의 헤드쿼터같은 역할을 하고, 다음세대를 일으키는 등 모든 문제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교회에 있는 성도와 많은 자원을 어떻게 일깨울 것이냐가 앞으로 선교를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한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엔코위에서 논의된 것 중 교회 목사님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선교에 열정을 불어넣느냐와 코로나 이후 연합해서 한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동찬 목사는 또한 "어려울수록 위축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선교를 펼쳐 나가야 된다"며 "교회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존의 문제로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선교에 뛰어들고 선교 자원들을 이끌어낼 때 교회도 살아날 수 있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교회의 선교 훈련 커리큘럼을 만들고 목회자 훈련, 선교 자원 동원 등의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개발해 교회 선교훈련과 선교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함께 간다면 오히려 좋은 결실을 맺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KWMA, KWMC, KWMF가 교회와 함께 출발하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고 역설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박동찬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을 향한 위로와 격려로 "많은 한국 선교사님이 아주 사역을 잘하고 계신다"라며 "한국인들의 특징이 계획적, 목표지향적이다 보니 선교적 결실이 많은데, 현지에서 문화적으로 안 맞고 현지인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결의문은) 이를 조율하면서 전략적으로 해나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용중 목사는 "한국교회 선교는 처음부터 비서구권 선교운동의 주역으로서 1973년 아시아선교협의회(AMA)를 결성하고, 1986년 AMA 대회를 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비서구권 교회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고민하며 제3세계선교협의회를 만들었다"며 "그동안 한국교회가 비서구권 선교운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 이유는 바른 선교 역사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선교운동의 아주 좋은 DNA를 소개하지 못했고, 넓게 퍼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엔코위는 서구선교를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비서구권 교회들과 함께 선교운동을 잘 섬기겠다는 재확인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액션 플랜의 실행에 대해 강대흥 목사는 "작년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과 이번 제8차 엔코위의 선언문 내용을 계속 팔로우업하면서 흐름을 가지고 한국교회가 바뀌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여한 KWMF 공동회장 어성호 목사는 '물질과 힘에 의한 선교를 지양'하는 부분에 대해 "30~40년 전 한국선교가 시작됐을 때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NGO가 없어 선교사가 인프라를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 NGO가 어마어마한 사회적 투자를 함으로 NGO의 일과 선교사 사역이 중복되는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교사는 NGO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지만, 과거 일반적 흐름으로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여는 프로젝트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 목사는 "나라마다 한국교회가 세운 엄청난 선교 기지들이 다 있다"며 "중요한 것은 동남아나 아프리카의 GNP와 생활 수준이 올라가고, 교회가 성장하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현지교회를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국교회 때문에 현지인들이 현지인 선교를 못 하고, 오히려 그들의 지역 선교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한국교회 상황, 선교지 현실이라는 세 가지가 잘 맞아떨어져 좋은 선교의 방향과 정책이 세워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