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에서 사역할 때 그 도시에서 조금은 유명한 분이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드문 왼손잡이 공격수로 대학 배구선수를 하셨던 분인데, 당시 교포사회에서는 모임 때마다 잘못을 지적하는 완고함으로 다툼과 분란의 원인이 되고, 주사까지 있어서 주변을 힘들게 하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전도를 위해 처음 가게를 방문했을 때도 고집스럽게 외면하며, 나가는 제 등 뒤로 굵은 소금을 뿌릴 정도로 반항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모시고 사는 그 분의 노모는 기도의 어머니로 저를 만나자 제 손을 꼭 잡고 아들의 구원을 부탁한다며 눈물을 흘리실 정도였습니다. 그 후 여러 번의 만남과 노모의 장례식 때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그 분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배 때마다 나름 은혜를 받는데도 여전히 한 번씩 튀어나오는 옛사람의 기질로 인해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무엇보다 자신이 힘들어하다가 제게 상담을 요청했었습니다. 그 때 성령님이 주셨던 기도의 응답은 성경을 암송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순종하여 성경을 암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유명한 말씀들 중 좋아하는 성경들을 암송하더니 성경을 권 별로 암송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반복"을 위해 노트에 암송한 성경구절들을 썼는데, 매일 아침 그 말씀들을 암송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암송한 말씀들이 많아지면서 거의 3시간을 암송하고 가게를 나오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자신의 성품과 일상의 삶이 다 바뀐 것을 주변사람들까지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분과 대조적으로 스스로 믿음이 좋다고 큰소리치던 권사님이 국경을 넘어 브라질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날을 잡아서 몇 몇 분들과 함께 국경을 넘는 심방을 갔다가 마침 의식이 깨어나는 순간,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을 하는 것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물론 다시 만난 권사님은 그 때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혼수상태에서도 시편 23편을 중얼거리며 암송하셨던 노장로님과는 너무나 대조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겉은 치장하여 속일 수 있지만 속에 있는 것은 결국 부지중에 흘러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성경,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축복입니다. 말씀이 내 속에 있을 때 죄와 싸워 이기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자손들이 어렸을 때부터 성경을 암송한다면 거친 세상을 이길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과 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해줄 것도 하나님의 말씀뿐입니다. 아내와 함께 인도와 남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선교사로 충성을 다했던 찰스 헤이워드는 나이 73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의 진리로 마음을 채우고 아름답게 "생애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성경구절을 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87세로 세상을 떠날 때,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찰리의 목록'이라고 하는 총239절을 암송하는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을 남겨주고 떠났다고 합니다. 올해에도 '성경암송대회'를 통해 모든 하나님의 복과 능력의 원인이 되는 성경을 암송하는 은혜가 다시 한 번 가득하기를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