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종 폭력 사태 이후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달초 마니푸르(Manipur)주의 힌두교도인 메이테이(Meitei)족과 기독교 부족간의 유혈 충돌로 최소 73명이 사망하고, 400여 개의 교회가 불에 타거나 파괴되었다.

인도 현지 매체는 20일 마니푸르 주정부의 안보 고문의 말을 인용해 “분쟁 도중 약탈 당한 무기 488정과 탄약 6800발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삼(Assam) 주정부는 “도난 당한 10kg에 달하는 폭발물과 BIPL 기폭장치 2천 대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추라찬푸르 지구의 언덕에 거주하는 쿠키조(Kuki-Zo) 기독교 부족은 폭력 사태의 배후로 힌두교 메이테이족의 두 그룹인 ‘아람바이 텐골’(Armbiai Tengoll)과 ‘메이테이 리푼’(Meitei Leepun)을 지목했다. 메이테이족은 주로 임팔 계곡에 정착해 있다.

지난 3일 시작된 폭력사태는 주로 임팔 계곡과 추라찬푸르를 뒤덮었고 4일 동안 파괴 활동이 이어졌다. 당국은 이 두 곳에 상당한 양의 무기가 있어 보복 공격이 재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마니푸르 경찰 훈련 대학, 2개의 경찰서 및 임팔의 경찰 군사 부대인 IRB 대대 캠프에서 무기 1천 개, 탄약 1만 발 이상이 메이테이족에 의해 약탈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추라찬푸르의 경찰서가 쿠키조 부족에 의해 도난되었다고 언급했다.

폭력 사태로 사망한 73명 중 대다수(64명)는 기독교 부족이며, 추가로 2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1700채 이상의 주택이 피해를 입거나, 파괴 또는 전소되었으며, 집을 잃은 5만여 명 중 3만5천 명이 기독교 공동체의 주민이다. 또 기독교인이 다수인 추라찬푸르 지구에 위치한 메이테이족의 집들도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현지 소식통은 CP에 폭력 사태 이후 임팔 계곡과 추라찬푸르에 거주하던 메이테이족이 이 지역을 탈출했다고 전했다. 또 이 지역의 기독교 교회 387곳과 기독교 기관 6곳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다. 메이테이 기독교인들의 예배 장소로 사용된 이 교회들은 결국 메이테이 힌두교도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인도 북동부 지역은 오랫동안 민족 간 긴장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마니푸르에서 메이테이족과 쿠키조족은 토지 소유권 및 차별 철폐 조치 등의 문제로 대립해 왔다.

마니푸르주의 N 비렌 싱 주총리와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은 2017년 주 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족 정착지의 대부분을 보호림으로 재분류하여 거주민들을 불법 난민으로 취급했다. 이 과정에서 부족 그룹으로 인정받기 위한 메이테이족의 활동은 두 부족 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마니푸르 최고 법원은 지난달 주정부에 메이테이족을 부족 집단으로서 법적 인정을 고려할 것을 명령하자, 부족 간의 불안감은 더 커져갔다. 이번 폭력 사태는 지난 3일 마니푸르 부족학생연합이 메이테이 공동체의 부족 범주에 타 부족을 포함시키는 것을 요구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에 수천 명이 가담하면서 촉발됐다.

힌두 메이테이족과 기독교 부족은 마니푸르 인구의 42%를 각각 양분하고 있다. 이러한 수적 균형에도 불구하고, 메이테이족은 역사적으로 주에서 정치적, 경제적 우위를 차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