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 이상의 국제 종교 단체와 인권 전문가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베트남의 기독교인 탄압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21윌버포스(21Wilberforce),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 미국복음주의협회(AAE) 등을 포함한 단체들은 공동 서한에서 베트남 정부의 소수 종교 단체에 대한 억압적 조치에 대해 경고했다.
서명자들은 서한에서 지난 1년간 종교 단체에 대한 탄압이 확대됐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기독교인에게 신앙 포기를 강요하고, 정부의 통제에 불복종하는 가정교회를 단속하고, 독립 종교 단체의 구성원들을 정부 산하 조직에 가입하도록 강요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베트남 중부의 당락(Dak Lak)성 당국은 자신의 집에서 부활절 철야 예배를 드린 혐의로 복음주의그리스도교회(ECC) 소속이자, 몽타냐르 토착민 전도자인 Y. 크레치 비아를 체포했다. 서한은 그가 “베트남 형법 116조에 따라 국가 통합 정책을 훼손한 혐의로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수년간 비아에게 그의 교회가 불법이라고 경고한 뒤, 교회를 떠나 국가 승인을 받은 남부의 ‘베트남복음주의교회(ECV)에 가입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 명령을 거절하자 비아는 경찰서로 자주 끌려갔으며, 마을 회의 도중 지역 공무원들로부터 공개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2004년, 그는 몽타냐르 토착민의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는 비폭력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8일에는 추가로 8명의 ECC 소속 교인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임시 구금됐다.
또한, 닥락 성 당국은 ECC 설립자이며 현재 미국 노스캘로라이나주 롤리에 거주 중인 종교 자유 옹호가인 아가 목사에 대한 형사 기소를 공표했다.
서한은 “3월 29일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인 응우옌 푸 쫑에게 전화를 건 뒤, 전도자인 Y 크레치 비아를 체포하고, 미국의 합법적 영주권자인 아가 목사에 대한 기소가 발표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번 고위급 호출은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인권을 침해하고 신앙 공동체를 박해할 수 있다는 베트남 지도부의 믿음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한은 미국 정부가 베트남 당국과 회담을 시작하기 전, 제안 조치 목록에 이 사안을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국제 자유수호연맹의 세계 종교 자유 법률 고문인 션 넬슨은 바이든 행정부가 베트남 정부와 직접 대면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서한은 지난 1년 동안 베트남에서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형사 고발, 자의적 구금 및 기타 심각한 정부 괴롭힘 사례를 상세히 기록했다. 서한은 특히 미국 영주권자인 아가 목사에 대한 기소가 “초국가적 탄압 사례”라고 강조했다.
서한은 또 바이든 행정부에 종교적 양심수 석방과, 종교적 소수자들을 차별하는 법률의 개정을 위해 베트남 정부를 압박할 것을 권고했다.
베트남계 미국인 옹호 단체인 보트피플SOS(Boat People SOS)이 추진한 이 서한에는 전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대사인 샘 브라운백과 현 USCIRF 의장인 카트리나 랜토스 스웨트 등도 참여했다.
이 서한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현 USCIRF 대사인 라샤드 후세인, 다니엘 크리텐브링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크 내퍼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재 미국 대사 앞으로 발송됐다.
2022년 11월, 미 국무부는 베트남을 종교적 자유 침해에 가담한 “특별감시목록(WWL)”에 추가하며 종교 박해에 대한 우려를 시사했다. 올해 국제선교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베트남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중 25위에 선정했다.
오픈도어는 베트남 팩트시트에서 “(로마 카톨릭 교회와 같은) 역사적 기독교 공동체는 정치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한 일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활동 시) 투옥 또는 토지를 빼앗기는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면서 “대부분 가정 교회에 모이는 복음주의 및 오순절 교회들은 엄밀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정부와 사회의 다양한 수준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