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3년째 이어진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 세계 7억 2천 3백만 명이 사용하는 81개의 언어로 된 성경이 번역됐다고 대한성서공회(이하 공회)가 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부터 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57개 언어 사용자, 1억 명은 처음으로 그들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받았다. 또한 새로운 번역 또는 기존 번역의 개정판은 6억 2천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25개의 언어로 완성됐다. 공회는 "이에 따라 기존 번역본으로는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언어 공동체들이 성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총무 더크 게버스(Dirk Gevers) 목사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독특하고 강력한 서사의 중심부에는 성경 번역이 있다. 번역팀들은 사명의 최전선에 서서 자신들이 섬기는 공동체들에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실로 '사랑의 노동'으로, 지속적인 헌신이 요구되는 힘겨운 과업"이라며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했던 격려처럼 성서 번역에 헌신하는 번역팀 각 사람이 '견실하며 굳게 서도록'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2022년 세계 성경 번역 현황
공회에 따르면 2023년 초 기준, 총 7,386개의 언어 가운데 성경 전서는 733개의 언어로 번역돼 보급됐다. 신약은 1,622개 언어로, 단편 성경은 1,255개 언어로 각각 번역됐다. 모두 3,610개 언어다. 나머지 3,776개 언어는 단편 성경조차 번역되지 않았거나 번역 중이라고 한다.
전 세계 59억 명이 성경 전서를 갖게 되었고 자신의 언어로 번역된 신약 성경을 갖게 된 사람들은 7억 8천 6백만 명, 부분적으로 번역된 성경을 갖게 된 사람들은 4억 5천 7백만 명이다. 하지만 2억 1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전 세계 언어 절반 가량은 아직 성경조차 번역되지 않았다. 그리고 15억 명은 자신들의 언어로 된 성경 전서가 없다.
57개의 언어로 완성된 첫 번역 성경
2022년 한 해, 성경 전서와 신약 성경, 단편 성경을 포함해 57개의 언어로 첫 번역 성경이 출판됐다. 이 가운데 14개 언어는 성경 전서로, 5개 언어는 신약 성경으로, 38개 언어는 단편 성경으로 번역됐다.
기록적인 시간으로 완성한 성경 번역
나이지리아 성서공회는 오쿤어로 된 첫 번역 성경을 단 5년 만에 완역했다고 한다. 이는 이전에 11년 만에 이갈라 일상어(Igala Common Language) 성경을 완역한 기록을 깬 것이라고.
2022년 11월에 열린 오쿤어 성경 봉헌식에서 나이지리아성서공회 이사장인 티모시 반워(Timothy Banwo) 주교는 모든 오쿤어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정기적으로 읽을 것을 강하게 권면했다고 공회 측은 전했다.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부족 위한 첫 번역 성경 전서
공회에 따르면 따이(Tày) 부족은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부족으로, 180만 명이 넘는 따이 부족민들은 베트남 63개의 주와 도시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다.
공회는 "따이 부족 기독교 공동체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따이어 성경 갖기를 열망해왔다"며 "2022년 말에 출간된 첫 번역 따이어 성경은 바로 이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다.
성경 번역 로드맵
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모든 언어로 성서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번역 기관들 간의 협력 증대, 기술의 발전과 후원자들의 동참 등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성경 번역 역사에서 이전에 없었던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공회 측은 전했다.
그리고 이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38년까지 1,200개의 성경 번역을 완성한다는 큰 비전에 중점을 두어왔다고. 그 가운데 880개는 첫 번역 프로젝트고, 나머지 320개 프로젝트는 새로운 번역이거나 개정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현재까지 133개 번역이 완성됐고, 333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