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레스의 왕 페리클레스는 그리스의 황제 안티오쿠스가 침략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페리클레스 왕이 황제의 은밀한 비밀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페리클레스는 충직한 신하 헬리카누스에게 국정을 맡기고 타국으로 피신을 했습니다.
페리클레스는 먼저 타르시스로 갔습니다. 기근을 맞아 고통당하는 타르시스를 위해 식량을 싣고 갔습니다. 타르시스의 클레온 왕은 페리클레스를 환대했습니다. 잠시 편안히 살던 페리클레스는 안티오쿠스 황제가 자객을 보내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다시 출항했습니다.
페리클레스가 출항하자마자 큰 폭풍우를 만났습니다. 모든 선원이 죽었고 페리클레스는 파도에 밀려 옷이 벗겨진 채로 펜타폴리스라는 나라의 해안에 도착했습니다. 어느 어부가 발견되어 도움을 받는데 펜타폴리스의 공주 타이사 생일을 기념하는 무술 경연대회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페리클레스가 참가했고 우승하며 타이사의 눈에 들어, 결혼하였습니다.
공주와 결혼해 잘 살던 페리클레스는 중요한 소식을 듣습니다. 그것은 안티오쿠스 황제의 사망소식과 조국 티레스 민심이 흉흉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페리클레스는 장인과 아내에게 자신이 티레스의 왕인 것과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장인인 펜타폴리스의 시모니데스왕은 딸과 사위 그리고 태중의 손주와 이별을 아쉬워했습니다.
임신 중인 타이사는 출산 후에 출국하라는 만류를 마다하고 남편과 함께 출국합니다. 페리클레스와 왕비 타이사가 탄 배는 큰 폭풍우를 만납니다. 풍랑을 이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페리클레스에게 유모 리코리다가 찾아와 아내가 딸을 출산하고 죽었다고 전해줍니다. 푹풍우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뱃사람들은 배에 시신이 있으면 안 된다고 걱정했습니다.
갓 태어난 딸의 안전과 선원들의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 아내의 시신을 바다에 버려야 했습니다. 하인들이 준비한 궤에 비단으로 싼 왕비의 시신을 넣고, 값비싼 향료를 뿌리고, 귀한 보석과 시신이 페리클레스의 왕비 타이사라는 설명을 담은 편지를 넣었습니다. 시신을 던지자 바다는 잠잠해졌고 페리클레스 왕은 옛 인연을 생각하고 타르시스를 향해 갔습니다.
바다에 던져진 왕비 시신의 궤는 에페시스 해안으로 밀려갔습니다. 이 궤를 유능한 의사 세리몬이 발견했습니다. 죽은 줄로 알았던 타이사가 살아났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죽었다고 판단한 것이었습니다. 세리몬의 권유로 수녀원에 들어갔고 세리몬의 조카가 하인으로 동행했습니다.
한편 페리클레스는 딸 마리나를 맡기려 타르시스로 갔습니다. 과거 타르시스 기근에 도움 주었기에 불쌍한 자기 딸을 잘 돌봐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타르시스 영주 클레온과 그의 아내는 자녀처럼 마리나를 돌보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페리클레스는 딸과 유모 리코리다를 두고 떠났습니다.
마리나는 잘 자랐고 14세가 될 무렵 마리나의 탁월함이 드러났습니다. 학문, 노래, 춤 그리고 손재주도 대단했습니다. 또래의 영주 딸보다 너무 뛰어나자 영주의 아내 디오니자는 마리나를 살해할 맘을 먹었고, 마침 유모 리코리다도 죽어 결행이 쉬웠습니다. 고용된 자객이 바닷가에서 죽이려 하는 찰나에 해적들이 마리나를 납치해 노예로 팔아 버렸습니다.
노예가 되어도 마리나는 출중했습니다. 미모, 재주 등으로 유명했고 마리나 주인은 마리나 덕분에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젊은 귀족 통치자 리스마히스는 마리나를 찾아가 대화하며 소문이 사실임을 알았습니다. 비록 마리나가 노예였지만 그녀와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심 고귀한 신분이기를 바라며 부모에 관해 물었지만 울기만 했습니다.
얼마 후 페리클레스는 딸을 찾아 타르시스에 갔다가 딸이 죽었다는 것을 듣습니다. 페리클레스는 그때부터 우울증을 앓습니다. 마리나가 있는 마틸레네를 지나다 리스마히스를 만났습니다. 리스마히스는 우울증을 앓는 페리클레스를 유쾌하게 해 줄 사람으로 마리나를 데리고 왔습니다.
마리나는 우울한 왕을 위해 자신의 슬픈 인생을 들려주려 했습니다. 슬픈 자기 인생사를 들으면 동병상련으로 왕의 기분이 전환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풀이 죽은 채 마리나 이야기를 듣던 페리클레스 왕이 머리를 듭니다. 목소리와 외모가 죽은 아내를 너무 닮았습니다. "아가씨도 고생이 많았던 것 같소. 부모 이야기를 해주시오. 내 아내와 너무 닮았구료." 마리나는 "저는 페리클레스 왕의 딸 마리나입니다."라고 대답했고 페리클레스 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어려웠습니다.
페리클레스 왕은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파악합니다. 마리나는 유모 리코리다에게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자 페리클레스는 딸을 알아보았습니다. 크게 안심한 페리클레스는 깊은 잠에 빠져 에페시스를 방문하라는 생생한 꿈을 꿉니다. 잠에서 깬 페리클레스는 에페시스를 방문과 리스마히스를 사위로 맞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에페시스에 간 페리클레스는 세리몬을 만났고 수녀가 된 타이사를 만났습니다. 타이사는 남편이 신전에서 자신의 인생사를 읊조릴 때 "당신이 페리클레스..."하다가 기절했습니다. 그러자 세리몬이 페리클레스에게 "이 분이 바로 왕비이십니다. 제가 수십 번 들었던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리몬이 타이사를 만난 얘기를 하는데 타이사가 깨어났습니다. 페리클레스와 타이사는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들었습니다. 그들은 얼싸안았고 성장한 딸 마리나도 같이 얼싸안았습니다. 뿔뿔이 헤어졌던 가족들이 행복하게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딸의 사윗감을 인정했습니다. 행복한 결말에 마리나에게 악했던 클레온과 디오니자의 처형이 오버랩됩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의 유쾌한 희극 "티레스의 왕 페라클레스"의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은 끈기와 인내로 불행을 이겨낸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돌아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손 내밀어 주었던 세리몬과 리스마히스의 선행과 그들이 누리는 해피엔딩이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