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3일 첫 방송에서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씨의 엽기적 성범죄 행각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JMS 피해자에 의해 그의 성범죄 현장 녹음이 공개됐는데, 그 내용은 JMS의 실체를 이미 알고 있던 이들이 보기에도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끔찍했다.

먼저 정명석 씨의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하나님의 치유하심이 함께하시길 기도한다. 특히 이번 방송에 출연한 피해자 메이플 씨(영국 국적)가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엄청난 수치심과 고통을 감수하고 자신의 신원까지 공개해 가며 피해 사실을 알린 것은, 다시는 이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1980년 경부터 포교활동을 시작한 정명석 씨는 여성 신도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으로 2000년 경부터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았고, 2001년 3월 해외로 도피하여 해외 은신처에서 인터넷 중계 등으로 설교를 하면서 국내외 신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03년 한국 검찰의 요청으로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에 올랐고, 결국 2007년 5월 16일 중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후 2008년 2월 한국으로 송환되어, 2009년 4월 23일 JMS 여신도들에 대한 준강간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사실 기독교계에서 JMS는 '잊혀져가는' 이단이었다. 물론 JMS가 이단·사이비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그 교주인 정명석 씨의 성범죄가 알려지면서 그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교세 확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정 씨가 이미 성범죄로 10년의 징역생활을 했을 뿐더러 상당한 고령(77)이 된지라 예전과 같은 성범죄를 저지르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것이 약 1년 전의 폭로로 드러났다. 메이플 씨 등은 지난해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정 씨의 행각을 폭로하는 한편, 그를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정 씨는 지난해 10월 재구속됐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정 씨는 2018년 2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였지만, 이후에도 JMS 내에서 흔들림 없이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해 왔다. 정명석이 교도소에 복역하는 도중에도 다수의 여성 신도들이 편지로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보내는 등의 일이 문제로 불거졌고, 종교계 안팎에서는 정명석과 그를 맹종하는 JMS 관계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바 있으나, 그때마다 JMS에서는 '일부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일 뿐'이라고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밝혔다.

18세이던 2011년 홍콩에서 포교된 메이플 씨는, 정명석 씨가 수감 중이던 2014년 한국으로 들어와 2년 동안 신도들과 공동생활을 했고, 정 씨가 출소한 2018년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충남 금산에 소재한 JMS 수련원에서 2021년 겨울까지 상습적으로 준강간, 준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했다. 변호사에 의하면, 그가 당한 성폭력 피해는 2018년 겨울부터 2021년 9월까지 추행 7회, 유사간음 6회, 간음 2회 등 모두 15차례다.

고등학생 때 세상의 허무함을 느끼고 진리를 찾다가 JMS에 빠졌다는 그녀는 "'너는 하나님의 신부'라 하며 모든 시간과 사랑을 성령, 성자, 성부 하나님께 바치게 한다. 삼위일체가 이 땅에 보낸 재림주 정명석에게 모든 걸 바치면 성부, 성자, 성령께 하는 것과 똑같다고 정명석 메시야로 섬기게 한다. 그렇게 젊은 사람들을 속이고 삶과 생각을 교회와 정명석에 쏟게 만들고 결국 그들을 지배한다"고 했다.

이어 "그 중 스타를 뽑는다. '스타'는 천주교 수녀처럼 하나님만 위해 살고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뜻을 이루는 신부의 시대, 스타는 하나님과 결혼한 셈이고 메시야 정명석과 결혼한 셈"이라며 "스타를 외모로 뽑지 않고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뽑는다며 다양한 사람을 뽑지만, 결국 키 크고 예쁘고 젊은 여자를 뽑는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스타를 편지와 돈, 다양한 방식으로 특별히 관리한다. 스타에게 속옷을 선물하며, 신랑이 신부를 사랑하는 것처럼 관리한다. 많은 스타들이 세뇌되고 정명석을 신랑 삼고 간다. 목회자들은 스타들에게 다른 이성을 쳐다보지 말고, 정명석을 더 사랑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연구하고 정명석과 편지로 소통하라고 하며, 정성껏 정명석을 사랑하게끔 한다"고 했다.

한국에 온 뒤 2018년 성추행을 처음 당했다는 그는 당시 심경에 대해 "이상하고 혼란스러워도 믿음의 시험,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저 자신을 오히려 설득했다. 홍콩에 돌아갔다가 2021년 정명석이 다시 한국에 오라고 했다. 그때부터 성폭행까지 당했다. 혼란스러웠고,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고 조언을 받아들이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정명석은 메시야가 아니고 사이비 종교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변심하지 않는 척하면서 다시 한 번 더 성폭행을 당하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 그날 밤 성폭행 증거를 남기기 위해 녹음을 했고, 파일이 있다"며 "신분을 가리지 않고 나와서 고소하는 이유는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고자 함"이라고 했다.

그는 "그들은 분명 제 말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절 공격할 것도 안다. 이미 제가 여기 오는 과정에서도 스토킹과 같은 많은 일이 있었다"며 "제가 받은 고통을 말하지 않으면 좋아서 참는 줄 알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죽기 전 하늘이 제게 준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교회적이면서 동시에 반사회적인 JMS의 더 큰 문제는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범죄라는 점이다. 성폭행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JMS는 여신도에 대한 보고와 관리를 통해서 정 씨의 성폭행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으며, 이것 역시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이런 것을 신앙적 동기로 미화하고 있지만, 성범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다.

과거 정 씨가 수 년째 잡히지 않고 성공적으로 해외 도피를 했던 것 역시 JMS 신도들의 조직적인 협력 덕분이었다. JMS의 교세가 한창일 당시에는 경찰과 검찰 등에도 JMS 신도들이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설도 있었다.

이번 <나는 신이다> 방송을 앞두고도 JMS 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MBC와 넷플릭스는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주관적 자료를 수집해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원은 또 "JMS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프로그램 중 JMS와 관련된 주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JMS 교주는 과거에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실이 있는 공적 인물이다. 프로그램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이미 자신의 엽기적 범죄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또 이로 인해 법적인 처벌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뻔뻔스럽고 어처구니없게도 똑같은 범죄를 되풀이했다. 이로 인해 또다시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의 삶이 파괴됐다는 사실에 참으로 충격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부디 이에 대한 엄정한 법적 심판이 있길 바란다.

한국교회는 이 같은 끔찍한 이단의 실체에 대해 바로 알리고, 그 피해자들을 보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법적인 부분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 같은 끔찍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