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한국이나 많은 견종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흔히 너무 활발하여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주인을 힘들게 하면서도 또한 너무 사랑스러워 나무랄 수가 없는 3대 악마견으로 불리는 견종들이 있는데요, 비글, 코카 스패니얼, 슈나우저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그 중 제가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견종이 코카 스패니얼이었습니다. 갓 눈뜬 강아지를 선물로 받아, 캐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는데요, 흰 털에 금색 반점이 아름답게 물들어서 매우 고혹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눈치가 빠르고 영특하며, 조상이 사냥개이기 때문에 매우 빠르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온 집안을 전력 질주하며 귀를 펄럭거리면서 소파와 거실을 달리는 녀석의 표정을 보면 정말 행복해하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합니다. 단점은 털이 빠진다는 것인데 털갈이할 때면 손으로 한 움큼 이상씩 빠지곤 했습니다. 게다가 이빨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여 부엌 의자 다리는 녀석의 이빨 자국이 안 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워낙 캐리가 친화력이 좋고, 주인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녀석을 미워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도 어지럽히는 녀석은 혼을 내다가도 귀여운 애교 때문에 웃음이 나와서 결국에는 안아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3대 견종들 이름 앞에는 악마견이라는 별명이 붙지만 정작 주인들은 강아지들을 통해 천사의 기쁨을 얻습니다. 인간을 애완견에 비유하는 것이 좀 죄송스럽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보자면, 그분에게도 우리가 이렇게 너무 사랑스러워 악마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이리저리 부딪혀서 사고도 내는 우리를 보면서 안타까우시면서도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복받쳐 올라와 우리를 결국에는 사랑하시니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씀에 순종하여 율법대로 노력하면서도 되지 않아 우상숭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은 몇 번이나 그들을 심판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모세의 거듭된 중보로 하나님은 심판을 결국에는 거두시고 그들을 가나안까지 인도하시고 함께 하셨습니다.
성경 곳곳에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가, 또 용서하시는 모습들이 반복해서 발견됩니다. 거기서 우리는 자기 삶의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늘 이렇게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