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예루살렘 성지에 있는 교회에서 최초의 팔레스타인 여성 주교가 탄생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2일 예루살렘의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루터교 구속자 교회(Church of the Redeemer)에서 열린 주교 서품식에서 팔레스타인 여성인 샐리 아자르(Sally Azar)가 주교에 임명됐다.
아자르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사니 아자르 주교가 자신을 서품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교회의 지원을 받아 신앙 여정의 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라며 “많은 소녀와 여성들이 이것(서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타 교회의 여성들도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자르는 루터교 구속자 교회에서 중 영어 사용자 교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동시에 서안 지구의 베이트 사아워(Beit Sahour) 지역에서 영어권 교회를 위한 예배와 성경 공부를 인도할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중앙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현재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는 약 4만7천 명의 기독교인이 거주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의 대다수는 그리스 정교회와 라틴 가톨릭교회를 포함하여 여성 성직자의 서품을 허용하지 않는 교파에 속한다.
이에 대해 아자르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라며 “팔레스타인에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BBC는 최근 은퇴한 안제 자켈렌 스웨덴 교회 대주교의 말을 인용해 “가부장적 사회와 문화가 있는 어느 곳에서나 이것은 중요한 단계”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의 일부인 구시가지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위치해 있다. 지난 1월, 예루살렘의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는 이스라엘의 급진적인 비주류 단체들이 기독교 공동체를 도시 밖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예루살렘 정교회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는 런던 타임스에 기고한 사설에서 “예루살렘에 우리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는 이스라엘의 급진적인 비주류 집단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이 시온주의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예루살렘의 기독교 공동체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우리 형제자매들은 증오 범죄의 피해자다. 교회들은 지속적으로 모독을 받고 파괴된다. 성직자들은 잦은 협박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총대주교는 “이 급진 단체들이 맹세한 의도는 구시가지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빛을 끄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국가나 유대 민족을 대표하지 않는 이 급진 단체가 예루살렘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로 이어지는 순례길에 있는 자파문(Jaffa Gate) 인근의 두 개의 큰 건물을 불법적인 거래를 통해 점유하려고 한다”고 했다.
예루살렘 성묘교회는 로마 가톨릭과 정교회 기독교인 모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묻히고, 부활했다고 믿는 자리에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