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대학생 때 대형교회를 섬긴 적이 있습니다. 크기가 너무 커서 외롭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제가 속한 대학부 순장님이 저를 따뜻하게 챙겨주었습니다.

수만 명이 모이는 예배 속에서 저는 누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예배가 끝나고 작은 순모임을 통해 그 모든 걱정은 무색해졌습니다. 순모임 속에서도 또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함께 식사도 하고, 기도 제목도 나누면서 제 신앙은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온 교우들이 모이는 주일 예배는 대예배 혹은 대그룹입니다. 교구 및 구역장님들의 모임은 중그룹입니다. 그리고, 각 구역모임 및 양육, 훈련반은 소그룹입니다. 대그룹 모임은 많은 성도 속에 임하시는 성령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이것은 마치 시내산 아래 200만 명의 유대인들에게 십계명을 주시기 위해 구름과 함께 임하셨던 웅장한 장면을 생각나게 합니다. 대그룹 모임을 통해 우리는 큰 하나님의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고, 우리 모두 한 가족임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대그룹에만 속해있으면 풍요 속 빈곤처럼, 다수 속의 한 사람으로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소그룹이 필요합니다. 크고 낯선 미국 안에 이민자로 살면서도 우리가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은 작지만 가족 같은 한인 커뮤니티 안에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가족 같은 교제가 있기에 낯선 다수 속에서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생활에도 크고 작은 그룹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그룹이 다 중요합니다. 각 그룹에 의미가 있으며 서로 보완해줍니다. 대예배 한 번만 드리면 가족 같은 연대가 부족해지고, 소그룹만 참여하면 공동체에 강하게 역사하시는 예배의 감격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 한해 제가 목회에서 강조할 부분 중 하나가 소그룹입니다. 왜냐하면 팬데믹 동안 구역 모임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구역 모임을 활성화할 때입니다. 모이기를 힘써야 할 때입니다.

대그룹에 속해있지만, 소그룹을 통해 가족 됨을 확인하지 못해 외로움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없도록 우리가 서로를 가까이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사정이 있고, 낯설고, 자신이 없어 앞으로 나오지 못하는 지체들을 먼저 다가가 가족 같은 공동체로 이끌어 주어야만 합니다.

누군가 잡아준 따뜻한 손길을 따라 그들은 소그룹에서 대그룹으로까지 나아가 하나님을 풍요롭게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님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