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올해의 마지막 주일이며 크리스마스 주일입니다. 올해의 성탄은 매우 추운 겨울의 맛을 제대로 보여줄 것 같습니다. 시애틀 뿐 아니라 동부도 모두 추운 날씨로 인해 비행기가 지연, 취소되는 경우가 있어 모처럼 가족을 만나러 여행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날씨이지만 우리에게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따스한 마음을 우리의 가슴에 품으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지난 주 동부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일정중에 뮤지컬 공연인 "다윗"을 보고 왔습니다. 펜실베니아 주의 랭커스터 라는 조그만 도시에 2000 석의 극장이 지어지고, 그곳에서 일 년 내내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공연이 매일 매진되고 미국 곳곳의 사람들이 관광 코스로 그곳을 방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공연을 본 지인들이 그 것을 보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여러차례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정 중에 꼭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처음으로 그곳을 방문하여 '다윗'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큰 감동과 깊은 메시지가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성경을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하였는가 아닌가의 의미를 떠나서 다윗의 인생을 통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삶을 사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목사가 빠지기 쉬운 유혹은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너무 바빠서 정작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자신의 내면을 돌보는 것을 게을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인지라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정해져 있고, 나이가 들어가면 그마저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계속하려다 보면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잃어버리게 되고 오히려 그 일들이 짐으로 다가오게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다윗의 뮤지컬을 보며 느꼈던 것은 제가 연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먼저 잊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릴 수 있는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주변에 함께 하여 주고 믿어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홀로는 이 위험한 길을 갈 수 없지만 함께 하며 서로 돕고 위로하고 격려한다면 이 길이 아주 흥미로운 탐험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탄을 맞으며 사랑하는 형제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삶을 사는 것에 다시 집중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추운 겨울에 하나님의 마음은 어디에 향하여 있을 것인가 다시 생각해 보고, 그리스도의 긍휼한 마음이 형제의 마음이 되기 원합니다. 또한 평생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며 지내는 이번 크리스마스가 되기 원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