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쓰는 편지

                    윤미미 

 

갈 길 멀어 바삐 가는데

        오고 가는 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어쩌다 내 앞에 마주 선 사람

         가던 길 멈춰 서서 그를 올려다보았네

 

         우연처럼 그대가 내 삶을 찾아온 그날

         나의 날들은 그냥 그렇게 거기서 멈춰버렸지

         잡히지 않는 무엇인가를 잡아보려고

         오랜 세월 쉬지 않고 달려온 길

         땀과 눈물이 강을 이룬 길

 

         그대 앞에 서니 값없고 부끄러운 일뿐일걸

         밤하늘 별 같은 그대의 눈빛에서

         하얀 눈 소복이 쌓인 한 그루 겨울나무를 보았다

 

         모든 추함을 덮고 순결의 옷을 입은

         아름다운 가지마다 차가움 속에서

         벗은 몸을 지키기 위한 발버둥이 있으리라

         삶의 가장 어려운 날에

         사랑은 성숙하고 완성되는 것

 

         이 모든 것이 그날을 위한 여정임에야

         힘겨운 날도 외로운 날도 우리 겸손히 무릎을 꿇자

         그대의 미소에 쌓인 눈이 녹아가고

         나의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나의 날이 다 할 때까지

         다만 사랑하리니

         다만 사랑하리니

 

**문학인 윤미미는 달라스 중앙일보 예술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여 신앙적 에세이와 시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