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테러단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민들을 초대한 뒤, 수백 명 앞에서 공개적으로 14명에게 태형을 가하는 처벌을 지켜보게 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들 14명은 간통 및 절도 등의 범죄로 기소되어 총 21-39차례의 태형을 당했으며 이 중 3명은 여성이었다.

탈레반 정부 대법원은 “여성 3명을 포함해 14명이 간통, 강도, 기타 형태의 부패를 포함한 다양한 죄목으로 학자, 당국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매질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 오마르 만수르 무자히드는 세 명의 여성이 태형을 받고 풀려났지만 일부 남성들은 수감됐다고 전했다.

이번 공개 처벌은 지난주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자다가 이슬람 샤리아법(이슬람 공동체 헌법)에 대한 엄격한 해석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이후 두 번째다.

1990년대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할 당시, 테러리스트 정부는 반대 의견을 묵살하기 위해 축구 경기장을 동원해 공개 사형과 돌팔매질 처형을 시행했다.

지난 8월 텔레그래프는 자불 지방의 탈레반 관리들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여성 2명을 포함한 5명이 매질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VOM)는 연례 ‘세계 기도 안내서(Global Prayer Guide)’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제한 국가”로 지정,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 폭력적인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인 기독교인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라고 발표했다.

안내서는 “기독교인들이 자유로운 예배를 위해 이웃 나라로 대거 이주했지만, 아프간 가정교회는 계속 성장 중”이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매년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순교하지만, 이들의 죽음은 대중에게 보통 알려지지 않은 채 일어난다”고 했다.

5월, 아쿤자다는 아프간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전신 가리채 착용을 재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2021년 8월 바이든 행정부가 70억 달러 상당의 군사 장비를 남겨둔 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모든 군대를 철수한 후 두 번째 여성 제한 조치다.

이 법령에 따르면, 가족 중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아버지나 가까운 남자 친척은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투옥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탈레반은 여성이 남성 친척 없이 45마일(약 72km) 이상 여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여행 제한을 부과했다.

지난해 여름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데이쿤디주 닐리 시장을 지낸 아즈라 자파리는 미국 정부에 하자라족에 대한 탈레반의 처우를 ‘대량학살’로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2008년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임명돼 2014년까지 그 자리를 지낸 자파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여성과 하자라족의 상황이 암울해졌다고 밝혔다.

하자라족은 주로 중앙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는 350만 명 이상의 시아파 무슬림 소수 민족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국가 행위자와 무장 단체에 의해 핍박받는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차별받는 소수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탈레반이 “이 민족 집단의 구성원을 살해한 뒤 이주시키려는 고의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하자라인들에 대한 대량학살”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