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에 사람들을 만나면 늘 '헬로 마이 프렌'이라고 인사하는 목사가 있습니다. 중고등부와 청년 사역을 오래한 탓에 자기가 아직 젊다는 오해를 가지고 있고, 또 늘 젊은 사람들과 생활한 탓에 조금은 철이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전 이 친구를 참 좋아합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존경도 합니다. 자신이 섬기는 성도들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섬길 때, 그들을 잘 섬기기 위해 어찌하든지 그들의 친구가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친구가 마흔 쯤 되었을 때,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를 보는 사람마다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습니다. "무슨 목사가 염색을 해~? 그것도 노랗게~?" 그도 그럴 것이, 지금도 머리를 요란하게 염색한 아이들을 보면 한마디씩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벌써 17년 전에, 그것도 목사가 염색을 했으니 그런 소리를 들을 만도 했던 것입니다.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담임 목사님께 허락 받고 했어. 우리 교회 애들이 염색한 애들이 많아서..." 사실 그 노란 머리는, 온통 문제 투성이인 뉴욕의 거친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던 제 친구의 간절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그 친구에게 머리를 까맣게 유지할 자유가 있었지만, 그 친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머리를 노랗게 물들였던 것입니다.
짐 엘리엇이라는 선교사가 있습니다. 휘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친구 4명과 함께 에콰도르 아우카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길을 떠났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우카 부족을 만났다는 마지막 무전을 끝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고, 구조대가 그들을 발견했을 땐 이미 창과 도끼에 맞아 죽임을 당한 후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타임지와 라이프지는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렇게 헤드라인을 썼습니다. What a unnecessary waste! 이 얼마나 불필요한 낭비인가! 그렇지 않습니까?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가 선교를 떠난 지 불과 몇 일만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세상이 볼 때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낭비 같은 죽음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구조대가 그들을 발견했을 때 그들에겐 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맹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져갔던 총에 총알이 장전 되어 있었는데도 총을 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왜요? 그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갔기 때문입니다. 총을 쏘고 좀 더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그들은 끝까지 복음을 전하다가 죽임 당하는 쪽을 택했던 것입니다. 순교하기 직전, 그가 썼던 일기장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내어주는 것은 바보가 아니다..."
때때로 세상은 우리의 삶을 waste라로 조롱합니다. 꼭 그렇게 좁은 길로만 가야 하냐고 묻습니다. 꼭 그렇게 빡빡하게 믿어야 하냐고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세상이 조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까? 빌 1:21,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는 말씀처럼, 그리스도를 위해 정말 죽는 것도 우리에게 유익한 일이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오늘도 하나님을 영광을 구하며 좁을 길을 걸어가실 수 있는 참 성도들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