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대부업과 무역업을 하던 안토니오(Antonio)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바사니오(Bassanio)로부터 중요한 부탁을 받습니다. 그 부탁은 자신이 벌몬트(Belmont)에서 사는 부유한 상속녀인 포셔에게 구혼을 하기위해 필요한 돈을 빌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부탁을 받지만 안토니오는 당장 빌려줄 돈이 없었습니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무역선을 담보로 하여 유대인인 대부업자인 샤일록(Shylock)에게 돈을 빌리려 찾아 갑니다.
사실 안토니오와 샤일록은 앙숙이었습니다. 고리 대금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유대인 샤일록은 안토니오가 눈에 가시였습니다. 잔인한 구두쇠였던 샤일록을 안토니오가 공개적으로 비난하였습니다. 게다가 안토니오는 자신의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도 받지 않아서 이자를 주 수입원으로 살았던 샤일록은 안토니오가 자신의 사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샤일록은 자신의 사업의 경쟁상대인 안토니오의 보증으로 자기 돈을 바사니오에게 빌려 주면서 이자를 받지 않습니다. 대신 기한 내에 갚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 달라는 계약을 합니다. 이에 안토니오는 자신의 상선이 곧 도착할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에 기꺼이 계약서를 써 줍니다.
친구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바사니오는 구혼에 성공하였습니다. 바사니오와 포셔(Portia)두 사람은 결혼을 하였습니다. 이때 포셔가 바사니오에게 결혼반지를 주면서 절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혼반지를 빼지도 말고 아무에게도 빌려주지 말라고 다짐과 약속을 받습니다.
한편 비정한 아버지에 대하여 실망한 샤일록의 딸 제시카는 아버지의 재산을 훔쳐서 아버지의 하인이었던 사람과 사랑의 도피를 하였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샤일록은 분노하였습니다. 그는 딸을 죽일 듯이 저주를 하며 화를 삭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돈을 빌린 안토니오의 상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토니오에게 분풀이를 하려고 작정합니다. 샤일록은 안토니오가 계약을 위반하면 무조건 살 1파운드를 베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습니다.
안토니오 상선의 침몰 소식을 들은 바사니오는 빨리 돌아와 안토니오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돈을 갚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재판이 열렸는데 판사는 저명한 벨라리오 박사의 대리인 발타자르 (Balthazar) 박사였습니다. 사실 발타자르 박사는 바사니오의 아내 포셔(Portia)가 남장을 하고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발타자르 박사는 법정에 등장하며 서기를 대동했는데 그 서기는 포셔의 하녀인 네리샤였습니다. 네리샤도 남장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곤경에 처한 안토니오와 바사니오를 도우려 급히 베니스에 왔습니다.
남장을 하고 재판관 발타자르 행세를 하는 포셔는 안토니오에게 자비를 베풀어 돈으로 해결할 것을 샤일록에게 제안합니다. 바사니오는 자기가 돈을 빌리는데 보증을 한 안토니오를 위해 빌린 돈의 3배를 갚거나 원한다면 더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샤일록은 냉정하게 계약대로 하자며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요구합니다. 꼼짝없이 안토니오의 살을 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칼을 갈던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살을 베려 합니다. 그때 재판관이 계약서를 보더니 계약서에는 오직 살만 적혀있으니 피를 흘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당황한 샤일록이 바사니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하자 재판관은 베니스의 법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샤일록이 어떻게 피를 흘리지 않고 살만 도려 낼 수 있냐고 묻자 재판관은 그것은 본인의 역량이라며 살 1파운드만 떼 내야 한다며 강조합니다. 그리고 외부인이 베니스의 국민을 해하려 한다면 그 외부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를 사형에 처한다고 선언합니다.
계략으로 베니스 시민의 생명을 위협한 이방인은 벌을 받는다는 법을 들은 샤일록은 싸울 의지를 상실합니다. 베니스 법은 샤일록 재산의 절반은 국가에 헌납하고 나머지 절반은 안토니오에게 피해 보상으로 주게 했습니다. 이때 안토니오는 자신이 피해보상금을 샤일록의 딸을 위해 결혼자금으로 주고 기독교로 개종을 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합니다. 샤일록은 모든 조건을 수용하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법정을 떠납니다.
결국 샤일록은 안토니오 몸에 칼을 대지 못했습니다. 젊은 재판관은 법정에서 기립 박수를 받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바사니오는 재판관에게 감사표시를 하고 싶다고 말하자 재판관은 바사니오의 반지를 달라고 합니다. 그것은 포샤가 준 결혼반지였습니다. 바사니오는 아내와의 약속을 설명하며 난색을 표하지만 재판관이 결과를 번복하겠다고 겁박을 하자 할 수없이 반지를 줍니다.
그렇게 재판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바사니오에게 아내 포셔는 반지를 잃어버린 책임을 추궁합니다. 궁지에 몰린 바사니오는 상황을 설명하고 안토니오는 자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합니다. 이들이 당황하자 포셔가 자신이 낀 반지를 빼서 바사니오에게 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남장을 하고 법정에서 재판관 노릇을 했음을 고백합니다.
사실 포셔가 안토니오를 구하기 위해 원래 재판을 맡은 자신의 삼촌인 00박사에게 편지를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스스로 남장을 하고 재판을 했습니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바사니오와 안토니오는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데, 좋은 소식을 함께 듣습니다. 그 것은 침몰된 줄 알았던 안토니오의 상선이 돌아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에 모두 행복하게 파안대소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에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줄거리입니다. 16세기 말에 쓰인 이 작품은 그 시대 문화를 보여줍니다. 첫째 지독한 반 유대인 정서입니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지나치게 악하게 그립니다. 유대인에게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작품은 과장되게 악평합니다.
둘째 당시 베니스의 법률과 준법의식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 국제 무역도시 베니스는 준법정신으로 유명합니다. 오늘날 인권과 민주라는 이름으로 불법의 자행을 보며 베니스의 성숙한 문화가 부럽습니다.
셋째 근사한 사랑과 우정입니다. 안토니오와 바사니오 그리고 포셔가 보여준 사랑과 우정은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쉽게 배신하고 쉽게 외면하는 이 시대에 묵직한 돌직구가 됩니다. 넷째 전도입니다. 안토니오는 샤일록을 용서하면서 기독교인이 될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된 샤일록의 딸 제시카에게 몰수한 샤일록의 재산을 줍니다. 이런 모습이 기독교의 부흥을 꽃 피운 유럽 사회의 바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