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모하메드 공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꿈인 듯 들려오는 기내 방송 소리에 눈을 떠보니 선교팀이 탑승한 비행기는 어느새 모로코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8시간을 경유했으니, 장장 20시간 56분이 걸렸습니다. 참 먼~길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로코는 튀니지에 비해 수줍은 새색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년 전 튀니지를 처음 방문했을 땐 뭔가 다르고 거칠다는 생각에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었었는데, 모로코는 좀 달랐습니다. 왠지 좀 더 예쁘게 보였습니다. 좀 더 순하게 보였습니다. 좀 더 착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공항 문을 나선 지 한 30분쯤 지났을까...저~쪽에서 이건우 선교사님이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약 7년전, 튀니지의 영혼들을 섬기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척, 그리고 교회를 떠났던 참 신실했던 형제... 생각해보니, 저 양반도 참 먼~길을 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온다고들 하는데, 이 사람은 그 미국을 버리고 이 메마른 땅으로 온 것입니다.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그 귀한 아이들을 데리고 말입니다. 안정된 직장도 버리고 왔습니다. 좋은 집도 버리고 왔습니다. 쉬웠을까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 멀고도 험한 길을 온 것입니다.
아브라함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정든 고향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찾아오시고, 그가 하나님의 거룩하고 영광스런 빛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깨닫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구원에 합당하지 않은 존재인지를 깨닫습니다. 그리고는 본토와 친척과 아비 집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것들을 떠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쉬웠을까요? 절대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그마치 1,600 킬로미터가 넘는 그 멀고 험악한 길을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걸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생각해보면, 가장 먼 길을 걸었던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빌 2:5 이하는 예수께서 걸으셨던 길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고 하십니다. 말씀하시기를, 예수께서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다고 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죄인처럼 십자가에 죽으셨다고 하십니다. 여러분, 얼마나 걸으면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실 수 있을까요? 얼마나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면 하나님이 죄인처럼 죽을 수 있을까요?
오늘 우리 선교팀은 우리가 사랑하고, 또 위하여 기도하는 선교지 모로코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떠나야 할 것들을 떠나고 계십니까? 참 멀고 험한 길이지만, 믿음으로 그 길을 떠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하나님이 지시하시는 땅으로 함께 들어갈 줄로 믿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길을 떠날 수 있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