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Photo : 기독일보)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초기 기독교 1-3세기 동안 교회를 혼란하게 했던 대표적인 이단은 로마 황제들에 의한 황제 숭배사상과  영지주의(Gnosticism)입니다.  특히 영지주의는 단단한 이론을 내세워 지식인들 사이에 깊은 뿌리를 내려 교회를 크게 혼란스럽게 했던 대표적인 이단 사상이었습니다. 영지주의라는 말은 헬라어 "그나시스(Gnoisis)" 에서 유래한 것으로 '안다' 라는 의미로서 1세기 후반에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교회 사이에서 시작된 종교적 사상과 체계를 말합니다. 이 이론은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아 두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삼습니다.

첫째, 정신과 물질에 관한 이원론으로 물질은 본래 악하고 영은 선하다고 주장하며 몸으로 행한 일들은 아무리 악한 죄라도 아무 의미가 없는데 그것은 실제 삶은 영적인 영역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란 이론입니다.

두 번째는 더 높은 진리, 즉 뛰어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상입니다. 그 지식은 높은 차원의 신비한 존재로부터 오는 것이지 성경에서 온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있는 높은 특권에 속해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삼위일체설을 부정하고 십자가 복음의 은혜로 구원에 이르는 것이 아닌 지식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당시 초기 기독교 교회를 대 혼란에 빠지게 하였던 것입니다.

위와 같은 1세기 초기 기독교 교회에 혼란한 상황가운데 바른 찬양의 요소를 제시했던 요한계시록에 담긴 말씀(계4:10-11) 이십사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앞에 엎드려 세세토록 살아 계시는 이에게 경배하고 자기의 관을보좌 앞에 드리며 이르되 우리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지으심을받았나이다 하더라  를 소재로 해서 영국 성공회 목사 매튜 브리지스(Matthew Bridges, 1800-1894)는 우리가 즐겨 찬양하는 영광의 찬송가 '면류관 가지고' 를 작시했던 것입니다. 

찬송의 소재가 된 이 말씀은 요한이 본 환상가운데24장로들은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자신의 면류관을 벗어 하나님의 보좌 앞에 내어 놓고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하나님 앞에 드리는 모습 이었습니다.

브리지스 목사님은 영국 옥스포드 운동(Oxford Movement) 에 깊이 관여하였습니다. 이 운동은 "원래 사도 교회에서 성공회가 직계 혈통이라고 주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펼쳤던 운동이었습니다. 이를 추구하기 위해 이 운동의 지도자들은 교회의 고대 역사와 교리, 특히 전례를 연구하게 됩니다.

이 연구를 통해 브리지스 목사님은 기독교 교회의 초기부터 풍부한 그리스와 라틴 찬송가를 발견했고 그것이 기초가 되어 많은 찬송들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두 권의 찬송가인 Hymns of the Heart(1847)와 Passion of Jesus(1852)에 담아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면류관 가지고(crown Him with many crowns")는 1851년 Hymns of the Heart의 두 번째 판에 출판되었습니다.

이 곡의 오리지널 튠(Tune)은  DIADEMATA 로서 이것은 그리스어로 '왕관'이란 뜻입니다. 이 튠을 가지고 영국 캔터베리(Canterbury)태생의 죠지 엘비
(George Job Elvey, 1816-1893)경이 작곡하여 1868년 'Hymn Ancient and Modern' 에 발표되어 모든 교파에서 회중 찬송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찬송의 멜로디 후반부에 '내 혼아 깨어서.... '를 시작으로 2도 씩 상승하며 마치 층계를 올라가는 듯한 연상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천상의 찬양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작곡자의 의도로 보입니다.

1980년대 한국에서 청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찬양집회가 뜨거웠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필자도 서빙고동에 있는 온누리교회 하 스데반 선교사께서 이끄는 목요찬양 집회에 다니곤 했습니다. 거기에서 가면 교회 뒷켠에 큰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청년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담배, 라이터, 가요 카세트 테잎, 비디오테잎, 선데이저널 소설 등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하나님 앞에 자신의 것들을 내려놓고 온전한 찬양을 드리며 예배자로 나아가겠다는 헌신과 다짐의 일종 입니다.

포스트 코비드, 오늘날은 모든 분야에서 극도로 혼란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 때 우리는 바른 신앙의 길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위대한 목사, 찬송작가 존 뉴턴(John Newton, 1725-1807) 이 그의 생애 말기에 고백한 내용입니다. " 내 경험을 말해도 된다면, 나의 평안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만 계속 바라보는 일이 내 소명 중 단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앎이란 소중한 것입니다. 뉴턴 목사님은 모든 조건에서 그리스도만 바라보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바로 알았던 것입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너무나 실감되는 오늘날 사회 속에서 우리가 바로 알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면류관을 내어 드림" 입니다. 면류관을 드린다는 말은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요, 내 삶의 주권은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