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도피한 ‘메이 플라워’ 교인들이 수차례 한국 망명이 거절되자 태국으로 망명을 신청하기 위해 떠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중국 심천성 개혁교회(Shenzhen Holy Reformed house church) 교인 60여 명은 2019년 중국 남부 선전시를 탈출한 뒤 한국 제주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최근 광주 고등법원은 중국 기독교인들의 최종 망명 신청을 기각했다.
이 교회 판용광 목사가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교인 전원은 태국 수도 방콕에 있는 유엔 난민 사무소를 방문해 난민 지위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교인들은 미 외교부에 미국에서의 정착을 모색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판 목사는 WSJ에 “우리는 한국에서 법적 절차를 통해 어떤 신분도 확보할 수 없으며, 미국도 우리를 재정착시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교인들이 한꺼번에 망명을 신청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며,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메이 플라워 교인들은 중국 여권을 가지고 태국에 입국해 유엔 난민기구에 망명을 호소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15일 동안만 유효한 관광 비자를 받았으며, 다른 교인들은 만료가 임박한 비자의 연장을 요청했다.
교인들이 방콕에 얼마 동안 체류할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들 대부분은 비자가 만료되면 중국으로 강제 추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 목사는 “위험하지만 이것은 기회다. 제주도에 있었다면 기회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명 신청을 하는 동안 교인들은 제주도에 체류할 수 있었으나, 몇 년이 걸릴지 모를 항소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또 한국 정부로부터 망명 신청이 승인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고 그는 밝혔다.
WSJ은 교인들이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중국 관리들로부터 ‘국가 안보법 위반’을 주장하는 협박 전화를 수차례 받았으며, 중국 당국은 교인들의 친척들을 심문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중국 당국은 심천성 개혁교회를 불법으로 간주하여 자주 박해했고, 이는 2019년 말 교인들의 중국 탈출로 이어졌다. 2021년 6월 교인들은 미국에 재정착하기를 원했지만, 망명 신청이 수락될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는 미국의 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기독교인들이 제주도의 작은 임대주택에 살면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때문에 (이들의) 망명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에이드 회장이자 설립자인 밥 푸 목사는 지난 6월 열린 ‘2022 국제 종교 자유 정상회의(IRF Summit)’에 참석해 “중국 공산당이 기술력을 동원하여 교회 목사와 다른 사람들의 위치를 찾으려고 시도했다”면서 “주한 중국 대사관이 제주도에 있는 교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국을 배신했다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