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오래전 에일머(Aylmer)라는 과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탁월한 과학자이기도 했지만, 철학에도 능통했습니다. 조지아나라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아내가 되어 달라고 설득했습니다. 과학자의 탐구 정신과 철학적 사고의 결론으로 프러포즈했습니다. 세밀한 과학자 에일머가 섬세하게 살핀 완벽한 결혼이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에일머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조지아나! 당신의 뺨 위에 있는 그 점을 지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았소?"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습니다. 아내는 "아뇨, 한 번도요." 그녀는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크게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남편이 진지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녀는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점을 저의 매력이라고 말해서 저도 저의 매력으로 생각해 왔는걸요."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조지아나는 그때까지 자신의 얼굴에 있는 반점을 자신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지아나에게 빠진 남자들은 조지아나에게 그 반점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들은 실제로 조지아나 얼굴에 있는 반점을 만지거나 그 반점에 입맞춤을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에일머는 그 반점을 빼자는 것이었습니다.    

남편 에일머는 계속 말합니다. "다른 사람 얼굴의 점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당신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아. 사랑스러운 조지아나, 당신은 완벽에 가깝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점이라 해도 결함이 되는 거요. 아니 그걸 결함이라고 해야 할지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나에게 지상 세계의 불완전함 표시로 보여서 날 놀라게 하오."

남편이 자신의 얼굴에 있는 반점 때문에 놀랐다는 말에 조지아나도 놀라며 상처를 받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칩니다. "어머, 제 점이 당신을 놀라게 했나요?" 그녀는 분노를 느꼈고 곧 눈물이 터져 나와서 소리를 칩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나에게 청혼했어요? 당신을 놀라게 하는 사람을 사랑할 순 없을 텐데요!" 자신이 자랑하는 반점을 트집 잡는 남편 말에 그녀는 프러포즈와 결혼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터져 나왔습니다.

두 사람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조지아나 얼굴에 있는 반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조지아나 얼굴에는 붉은 얼굴빛보다 조금 더 진한 진홍빛 반점 하나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흥분하면 그 반점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반면 얼굴이 창백해지면 그 반점이 더 선명해집니다. 이러한 요상한 변화 때문에 남편은 끔찍한 선명함이라고 불렀습니다.

반점의 크기는 새끼손가락 끝마디만 하고, 형상은 손의 형상과 아주 비슷해서 조지아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요정이 그녀의 얼굴에 손을 얹고 그녀에게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을 부여한 표시로 흔적을 남기고 갔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반면에 그 반점과 조지아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 핏빛 반점이 그녀의 모든 아름다움을 파괴한다고 말했습니다.

남편 에일머는 그녀의 반점에 집착합니다. 그녀를 보기만 하면 반점이 보였고 그 반점을 뽑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완전히 사로잡힙니다. 나아가 그 반점을 아내의 죄와 슬픔과 쇠락의 상징으로 이해하고 그 반점을 두려워합니다. 게다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어야 할 상황에도 그 반점을 생각하면 불행해집니다. 요컨대 에일머는 반점 때문에 행복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내 얼굴의 반점이 불완전을 상징하고, 불행과 불운을 품은 것으로 의식하는 에일머의 시선을 아내 조지아나가 알아차립니다. 남편의 그런 시선을 느끼면 살이 떨립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이상한 표정만 봐도 불안합니다. 어느 날 조지아나는 결심을 하고 남편에게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반점을 제거 하고 싶다고 말하며 당신이 이 반점을 잘 제거할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이에 에일머는 안전하게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조지아나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반점을 제거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조지아나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기 반점이 남편의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런 남편의 맘을 알고 나니 그녀도 행복을 잃었습니다. 한때는 자랑거리였던 반점이 이제는 불행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그녀를 자신의 연구실(반점 제거 시술 장소)로 안내했을 때 조지아나는 기절합니다. 그녀는 반점 제거를 그만큼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에일머는 쉬지 않고 온갖 과학 서적들을 탐독하며 반점 제거를 연구합니다. 연구와 실험을 하면서 자신감을 느끼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아내를 설득합니다. 그래도 성에 안 차거나 미심쩍으면 아내를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아내에게 실험 내용과 결과를 보여줍니다. 얼마 후 자신이 개발한 물약을 가져다 아내에게 줍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 약을 마시고 깊은 잠에 빠지더니 깨어나지 못합니다. 그녀가 죽은 것입니다.

이상은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소설 "반점"의 줄거리입니다. 호손은 문학적으로는 걸출한 작가이지만 반 청교도 문학을 시작한 작가입니다. 그는 청교도의 경건운동을 악하게 묘사한 작가입니다. 그의 대표작 "주홍 글씨"는 청교도 문화에 반발로 쓴 작품입니다. 그는 '주홍글씨'로 청교도의 위선을 고발하려고 했습니다. 악한 문학 작품의 해악에 대한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호손은 천재적 문학 실력을 악하게 사용한 작가입니다.

'반점'에 등장하는 남편 에일머는 과학자의 지식과 연구자의 끈기로 불행을 자초합니다. 큰 장점이 불행의 원인이 되는 실례입니다. '반점'은 인간의 집착과 편협한 지식의 해악을 보여줍니다. 집착은 무섭습니다. 집착은 지식이나 경험도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강점도 집착하면 약점이 됩니다. 집착이 심하면 탁월한 과학자도 바보가 되고 편협해집니다. 집착이 불행입니다. 집착은 파멸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집착은 불만족에서 옵니다. 과학자 에일머는 많은 사람의 선망의 대상인 아내의 미모와 반점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에일머와 조지아나의 치명적 불행의 뿌리는 에일머의 불만족에 있습니다. 불만족은 불행의 지름길이며 불만족은 불신앙의 열매입니다. 성도는 바울의 자족신앙을 배워야 합니다. 자족과 감사는 한 쌍입니다. 이들의 열매가 행복입니다. 현실을 축복으로 알고 자족하며 감사하는 삶에 행복이 깃듭니다. 자족하며 감사해야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