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에 학교 시설 건립을 돕기 위해 떠났던 미국 선교단이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안전상의 이유로 대피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메릴랜드 주 제칠일안식일교회(Seventh-day Adventist churches) 소속 청소년 17명과 보호자 등 30여 명이 숙소에서 7일간의 고립 끝에 귀국 준비 장소에 도착했다.
체사피크 대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에반 노트는 WP에 “선교단이 오늘 아침 짧은 기간 동안 시위 봉쇄를 뚫고 집으로 갈 비행기가 준비된 안전한 장소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19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워싱턴타임스(WT)는 선교사들의 귀환 일정이 잡히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선교단은 지난 7일부터 코스타리카 국경 인근 치리키주 산펠릭스 지구의 라스라자스 지역에 머물고 있었지만 학교 건립을 돕기로 계획했던 지역과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선교단에는 메릴랜드주 풀턴의 뉴호프교회, 컬럼비아의 애슬턴 제칠일안식일교회, 실버 스프링의 스펜서빌교회,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의 제칠일안식일교회 등이 있으며 모두 체사피크 대회에 속해 있다.
이달 12일 파나마에서는 물가 상승과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 파나마시티 등 파나마 전역에서 교사, 노동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는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시위대는 기름값 인하, 임금 인상, 상품 가격 인하, 공급망 병목현상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 국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시위 활동을 감안하여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관은 파나마 시민들에게 대규모 집회나 시위 주변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면밀히 상황을 주시할 것을 당부한다”라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권고문은 또 시위가 파나마 내부 문제에 쏠려있지만 드물게는 “반미 시위가 나타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시위는 비폭력적이지만, 파나마 경찰은 특히 도로가 점거되거나 경찰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 시위에 대응해 최루탄 및 진압탄을 사용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과 캐나다 선교사 17명이 아이티 갱단에 납치됐다가 두 달여 만에 전원 모두 석방되어 본국으로 무사 귀환했다.
미국 선교단체 ‘크리스천에이드 미니스트리’(Christian Aid Ministries) 소속의 선교사들은 당시 고아원에 구호품을 전달하러 가는 도중에 갱단에 납치됐다. 이들은 1인당 10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으나 단체는 이 금액을 지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갱단은 두 차례에 걸쳐 5명의 선교사를 석방했으나, 남은 12명의 선교사들(어린이 5명 포함)은 스스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천에이드 미니스트리스 구호 사역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토로이어는 선교사가 전원 석방된 후 성명을 통해 “시편 34편 7절은 피랍 기간 내내 선교사들이 즐겨 부른 찬송 중 하나였다”며 “그들은 납치범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회개의 필요성을 말해주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