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FRC)’가 최근 기독교인 대학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에 다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라라 길버트 FRC 국제종교자유 및 연합 조정관은 19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급증, 백악관 조치 요구돼”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길버트는 “지난 5일 나이지리아 오우에서 끔찍한 대학살이 벌어졌다”며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인용, “바닥과 벽에 핏자국이 흐르고,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위해 버려둔 샌들, 손때 묻은 성경이 유리 파편 사이에 놓여 있었다”며 “이는 나이지리아 마을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 내부의 충격적인 광경 중 일부”라고 전했다.

이날 무장 괴한들은 미사가 끝날 무렵 성당을 급습해 오순절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신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미국 ABC 뉴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추정 사망자 수는 82명에 이른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 교회 학살은 나이지리아에서 자행된 반기독교 테러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끔찍한 사건일 뿐”이라며 지난달 12일 동급생들에게 살해당한 기독교 여학생 데보라 임마누엘(25)에 대해 소개했다.

길버트는 “이 사건은 다시 한번, 여전히 계속되는 (기독교인) 학대에 대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며 “소코토에서 데보라 임마누엘은 잔인하게 구타를 당해 죽었으며, 그녀의 시신은 200여 명의 무슬림 급우들에 의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데보라는 왓츠앱(WhatsApp)에 기말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대해 예수님께 감사를 표하면서, 기독교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불리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후 그녀의 발언은 동급생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해석되었고, 급기야 그녀에게 몰려야 집단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 데보라는 “죽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광분한 학생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가장 위대하다)”를 외치며 돌과 막대기로 그녀를 때려 숨지게 했다.

이에 길버트는 “많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에게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기독교 성직자인 우고추크우 우그와크는 “집에서는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을까 봐 두려워, 두 눈을 감고 잠을 자지 않는다”라고 한탄한다”며 전했다.

또 “우그와트에 따르면 공격이 있은 지 3일째가 되었지만 (테러범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이런 규모의 공격이 일어났다는 것과 테러범들이 흔적도 없이 그냥 마을을 빠져나갔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집과 시장, 거리와 농장에서, 심지어 하나님의 집에서도 안전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021년 가족연구위원회가 발표한 ‘폭력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나이지리아의 투쟁’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약 1만 2천 명의 기독교인이 나이지리아에서 신앙을 이유로 살해당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훨씬 더 심각한 통계들이 기록되고 있다”면서 오픈도어스 인터내셔널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은 2시간마다 신앙을 이유로 살해당하며, 이는 하루 평균 13명, 한 달에 372명의 기독교인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한 “2022년 세계감시목록(World Watch List) 연구에서 2021년 나이지리아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며 “이 숫자는 작년에 전 세계 기독교인 사망자 중 약 80%를 차지하며 456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대응하여 2020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는 나이지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가(CPC)에 지정함으로써, 미국이 급증하는 종교 폭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중요한 선택권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바이든 행정부는 한마디 설명도 없이 CPC 지정을 해제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그는 “폭력을 고조시키기 위한 허가를 내준 셈이었고, 점점 더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는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에 대한 충격적인 배신에 해당한다”며 “해제 후 몇 달간, 무장 암살단에 의한 공격, 대량 살인, 강간, 납치, 신체 절단, 집과 마을, 교회에 불을 질러 난민을 포함한 폭력 건수가 계속 늘어났다. 보코 하람(Boko Haram)만 해도 지난 10년간 2백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발생시켰고 450만여 명의 식량 공급을 불안정하게 했다”고 했다.

길버트는 이어 지난 7일 데이비드 커리 오픈도어스 USA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그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이지리아의 특별우려국가 재지정을 촉구한 내용을 소개했다.

커리 회장은 칼럼에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교회의 대학살을 감안할 때 대통령은 즉시 나이지리아를 재지정해야 한다”며 “바이든은 무고한 신자들이 박해받는 상황에서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기회가 있다. 지체 없이 재지정하고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길버트는 “우리는 나이지리아 형제자매들과 함께 백악관을 향한 데이비드 커리의 호소가 분명하게 받아들여지고 빨리 승인되기를 기도할 뿐”이라며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