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그렌 영킨(Glenn Youngkin) 주지사(공화당)가 종교에 대한 법적 정의를 '신념뿐 아니라 행동과 표현을 포함하는 것'으로 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종교 자유를 수호하는 이들의 승리로 여겨진다.
'하원법안 1063'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종교'라는 단어를 "종교적 복장 및 몸 단장 관행, 종교적 소품 또는 상징의 휴대 또는 전시를 포함한 종교적 신앙의 모든 외적 표현"으로 정의한다.
영킨 주지사의 대변인 맥컬리 포터(Macaulay Porter)는 5월 31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은 버지니아의 종교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적합한 조치'라고 말했다.
포터 대변인은 "영킨 주지사는 평생에 걸쳐 확고한 영적 기반을 갖춰 왔으며, 모든 권한을 사용해 버지니아 주민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안은 영연방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존하기 위한 겸손한 조치이며, 주지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를 바탕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에서 종교 자유에 관한 소송을 맡아온 법률단체 자유수호연맹(ADF)은 이 같은 소식을 환영했다.
ADF의 그레고리 S. 베일러(Gregory S. Baylor) 수석고문은 "버지니아 주민들이 단순히 종교적 신념을 외부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이 법안이 필요하고 유용한 도움을 준다"고 했다.
베일러 고문은 "버지니아주법은 다양한 맥락에서 종교를 근거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종교'를 정의하지 않고 있기에, 버지니아 주민들의 신앙 표현에 적대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지니아 주민들이 정부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 모호성을 해결해 준 영킨 주지사와 버지니아 의회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 법안은 십자가 착용 등 외부적으로 종교를 표현한 개인을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버지니아북부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델 아이린 신(Del. Irene Shin) 의원이 발의했다.
4월 양원에서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영킨 주지사는 종교를 '종교적 준수, 관행 또는 믿음의 모든 측면'으로 정의한 수정안을 제안했다.
앞서 신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수정안은 이 법안과 의회의 의도를 왜곡시킨다. 영킨 주지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우파의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내 법안을 도용했다"며 "주지사가 제기한 수정안의 실질적 의미는 종교를 가장한 차별적이고 편협한 정책, 행위 및 신념에 대한 법적 보호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지사가 개정한 수정안은 지난달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52대 48로 통과했으나,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는 주지사의 조치 시한에 맞춰 통과되지 못했다.
영킨 주지사는 의원 총회 마지막 날 이 법안에 서명하며 "이 법안의 대부분이 불완전한 형태로 내게 돌아왔으나, 의원들이 앞으로 초당적인 길을 제시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