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선교사들 도착하기도 전에 구원 지식 전파에 사용돼
공식 번역위서도 "평범한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다" 평가
번역 과정과 영향 보면 성령님이 인도하셨다는 것 분명해
현대어 독자판 위해 존 로스 선교사와 유사한 과정 밟아
외국인 선교사, 2개 국어 구사자, 탈북민 등도 팀에 참여
존 로스 성경을 평범한 한국인들에게 다시 주는 것 목표
2022년은 성경 일부가 한글로 최초로 번역되어 출판된 지 140년 되는 해이다. 1882년 중국 무크덴(Moukden, 오늘의 선양 Shenyang)에서 처음 출간되어 조선으로 밀반입된,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의 누가복음이 바로 그 성경이다.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자신들이 양육하는 탈북민 학생들 및 그 외의 다른 탈북민들과 함께 존 로스 신약성경 '현대어 독자판' 발행을 최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가을에는 누가복음 단행본을, 이어서 2023년에는 누가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등 세 권 합본을, 2024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담은 '현대어 독자판'을 완성하여 발행할 예정이다.
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 성도들은 다양한 번역본으로 성경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한국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의 기초 반석이 된 성경 하나만은 읽을 수 없었다. 존 로스 성경은 한국 최초의 한글 공인 신약성경이 출판된 1900년 전까지 20년 동안, 한국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한글 신약성경이었다. 한국교회가 형성되던 시기에 사용되던 존 로스 성경은 평신도가 성경 하나만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배울 수 있는 교회 형태를 한국교회에 영구적으로 남겼다. 하나님께서는 서양 선교사들이 한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관한 지식을 한국 기독교 1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존 로스 성경을 강력하게 사용하셨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외국인 선교사들이 조선에 정착하여 자체적으로 한국어 번역판 성경을 출판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이미 존 로스 신약성경 약 1만 5천 부가 한국인 권서인(colporteur, 서적 행상인, 기독교 선교 초창기에 전도지나 쪽복음서나 성경을 배부하거나 팔면서 복음을 전했던 전도자)과 성경 밀반입자들에 의해 한국과 중국 동북부 전역에 배포됐다. 에릭 폴리 목사는 "초창기 선교사들은 존 로스 성경이 거둔 열매를 보고 놀랐다. 언더우드(H. G. Underwood) 선교사는 한국에 처음 도착하고 4년이 지난 1889년, '존 로스 선교사의 복음서가 배포된 전 지역에서 수백 건의 세례 요청이 오늘까지도 서울에 쇄도하고 있다'라고 썼다. 이는 당시의 선교사들이 받은 수많은 보고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존 로스 성경이 배포된 곳마다, 선교사들이 아직 그곳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지 않았는데도 교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공식 번역위원회가 궁극적으로 존 로스 번역본을 수정해서 계속 사용하기보다 자체 번역본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존 로스 번역본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번역위원회는 존 로스 성경 번역본에 대하여 다양한 우려를 제기했다. 평안 사투리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 무엇보다 한자 사용 여부에 대한 문제, 표준어 사용에 대한 문제, 번역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단어 사용 여부, 그리고 한국식으로 표현해야 하는 문제 등이었다. 그러나 1960년, 번역위원회에서 새로운 신약성경 번역본 작업을 했을 때, 리처드 러트(Richard Rutt)는 '지금까지 출간된 한국어 성경 번역본 가운데 최고는 존 로스 번역본이다. 왜냐하면 평범한 한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번역되었기 때문'이라고 썼다"고 전했다.
또한 에릭 폴리 목사는 "일부 학자들은 번역위원회에서 존 로스 성경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가, '평범한 한국 사람이 다른 평범한 한국 사람을 위해 번역한 성경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존 로스 성경을 번역한 이들은 전문 성경 번역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존 로스 선교사와 매킨타이어(Mclintyre) 선교사는 여전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고, 번역에 참여한 많은 한국인들은 여전히 기독교를 배우고 있었다. 사실 그들이 존 로스와 매킨타이어 선교사를 찾아온 이유는 양육받기 위해서였고, 두 선교사가 그들을 양육한 방법은 성경 번역을 돕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폴리 목사는 "존 로스 성경을 '현대어 독자판'으로 번역하는 순교자의소리 사역을 통해, 참여자들이 존 로스의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이 얼마나 정교했는지에 대한 깊은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존 로스 선교사와 그의 팀은 전문 성경 번역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번역할 때 정확성과 이해도를 모두 보장하기 위해 거친 단계를 상세하게 기록한 문서들을 읽어 보면, 그들도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번역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존 로스 번역본이 어떻게 한국교회의 특징을 근본적으로 형성했는지 살펴 보면, 그 과정을 성령님이 인도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한국교회가 그런 정신을 다시 회복하기 원하는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존 로스 선교사는 그리스도를 온전히 드러내는 데 성경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초창기 권서인 가운데 한 사람인 이성하가 성경을 중국에서 조선으로 밀반입하려 했을 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이성하가 국경의 한 여관에 머물고 있었는데, 여관 주인이 이성하가 성경을 갖고 있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그래서 이성하는 일부 성경책을 재빨리 태우고 나머지는 압록강에 버려야 했다. 이성하는 슬프고 부끄러운 기색으로 존 로스 선교사에게 이 말을 전했다. 그러자 존 로스 선교사는 '성서가 던져진 강물을 마시는 조선인들은 생명수를 얻을 것이며, 불에 탄 성서의 재는 조선교회를 자라게 하는 거름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존 로스 선교사가 옳았다. 기독교는 압록강 둑 너머로 확산되었다. 우리는 한국의 기독교가 급격히 쇠락한 이 상황에서, 존 로스 선교사처럼 하나님 말씀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존 로스 신약성경 '현대어 독자판' 출판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20년 전에 아내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와 순교자의소리를 공동으로 설립하여 사역을 시작했을 때부터 '현대어 독자판' 존 로스 성경을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그것이 전문 번역가와 출판사들이 거리끼는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어떤 사람은 일반 대중이 현대어 존 로스 성경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그 책을 출판하면 너무 큰 논란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저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메시지(Message)』 성경이나 『리빙 바이블(Living Bible)』이나 몇몇 인기 있는 새로운 번역본 성경을 읽는 것을 보았을 때, '도대체 왜 존 로스 성경은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고, 근대 국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만 읽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존 로스 성경은 그리스도의 음성을 한국의 평범한 백성들에게 처음 들려 준 방법이었다. 오늘날 평범한 한국 사람들도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들렸던 그리스도의 음성을 다시 들을 자격이 있다. 아니면 최대한 비슷하게라도 들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에 따르면, 순교자의소리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존 로스의 팀과 유사한 팀을 구성하고, 그 팀이 밟았던 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밟아야 했다. 그는 "우리 단체에는 존 로스 선교사와 매킨타이어 선교사의 영어 주해를 읽고 특정 단어나 어구가 사용된 이유를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인 선교사와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스태프들이 있다. 또한 존 로스 팀이 사용했던 중국어 성경을 볼 수 있는 스태프도 있다. 중국어 성경은 특별히 어려운 번역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역의 핵심 구성원은 순교자의소리에서 양육받고 있는 탈북민 학생들과 그 이외의 탈북민들이다. 그는 "존 로스 성경은 원래 조선 북부와 서부의 조선인들이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몇몇 사투리와 어휘 같은 경우에는 오늘날의 평범한 북한 사람들이 남한의 전문 번역가들보다 실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존 로스 선교사와 매킨타이어 선교사가 자신들을 찾아온 조선인들에게 성경 번역을 맡겨서 그들을 양육했던 것처럼, 순교자의소리도 자신들이 운영하는 탈북민 선교 학교 두 곳의 올해 교육 과정 전체를 존 로스 성경 번역 프로젝트로 대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얼마간 진행해 오다 보니, 존 로스 선교사가 조선인들에게 성경 번역을 맡겨서 그들을 양육한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현재 순교자의소리의 많은 탈북민 학생이, 존 로스 성경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사역에 전적으로 몰두하고 있다. 하루종일 쉴 생각도 하지 않고 늦은 밤까지 이 사역에 전념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탈북민들과 동역한 사역 중에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었다. 매킨타이어 선교사는 번역 과정에서 주로 한 역할이 앉아서 듣는 것이었다고 기록했는데, 우리가 바로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어 "저는 하나님께서 존 로스 성경 번역과 관련하여 탈북민들에게 특별한 기름 부음이나 은사나 능력을 허락해 주셨다고 믿는다. 우리 단체의 탈북민 학생이 한국의 한 교회 탈북민 모임에 참석했다. 일부 교인들은 우리의 존 로스 성경 현대어 번역 프로젝트에 회의적이었다. 그래서 우리 학생이 교회 지도자들 앞에 서서, 자신이 존 로스 성경을 번역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이 프로젝트가 북한과 남한 주민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열정적으로 나누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남한 사람 몇 명이 그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아 손뼉을 쳤고, 어떤 사람은 '이런 간증은 난생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현대어 독자판' 존 로스 성경 출간에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고, 번역 참가자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존 로스 성경은 국어가 표준화되기 전에 나왔기 때문에, 본문의 모든 단어가 소리 나는 대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번역자들은 단어를 소리 내서 읽고, 무슨 단어인지 알아내고, 기록하고, 표준 표기법을 파악하고, 문장 전체를 이해하고,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단어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연구해야 한다. 문자 그대로, 모든 문장이 도전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본문 말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탈북민 학생이 말했듯이,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에 따르면, 존 로스 성경을 평범한 한국 사람들 손에 다시 쥐어주는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목표이다. 그는 "전에 한국의 학자 한 분이 존 로스 성경을 현대어로 펴내기 위해 애쓰신 적이 있었다. 그 과정은 잘 진행되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나온 결과물은 다른 학자들을 위한 각주가 빼곡한 한정판 양장본이었다. 반면에 우리의 프로젝트는 원래의 번역본을 더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당시 외국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성경을 펴낸 조선인들은 전국 각지 모든 조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신약성경을 저렴한 종이 책에 담았다. 각주도, 학술적인 논평도, 근사한 인쇄나 제본도 없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법을 배우고 있던 평범한 조선인들의 사역을 통해 평범한 조선어로 표현된 실생활 속의 언어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 프로젝트의 제1편인 존 로스 누가복음 '현대어 독자판'이 2022년 가을에 출간될 예정이고, 이 성경을 남북한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