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조셉 목사
(Photo : 기독일보) 최조셉 목사

제가 예전부터 의아하게 여기던 것이 있습니다. 일부 목사님들이 목회학박사 학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글을 기고하시는 것을 여러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접하게 되었는데, 긍정적인 시각으로 글을 쓰시는 분은 많이 접할 수 없다는 점 이였습니다.

제 자신의 경우 ATS와 WASC의 인가를 받은 미국 남가주의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그리고 목회학 박사의 학위들을 취득하였기 때문에 소위 "엉터리 신학교," "교육이 아닌 학위가 목적," 또는 "대리 논문 작성", "논문 표절"을 통하여 목회학박사 학위를 받으려 하는 사람들을 향한 쓴 소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다만, "왜 목사가 박사 학위가 필요하냐?"는 진부한 질문 대신, "왜 목사가 학문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다른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교회사역이 아닌, 기관사역에 몸을 담고 있는 채플린 목사입니다. 의료기관에서 원목으로, 미육군 상비군 (U.S. Army Reserve) 군목으로 지난 10여년 이상 채플린 사역을 해왔습니다.

의료기관과 미군에서 사역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한 가지 두드러지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병원에 소속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어느 전문 단체 (Professional Organization)에 소속이 되어 있으며, 그 단체에서 제공하는 전문 라이선스를 취득/ 유지를 위해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며, 지속적인 교육/ 훈련, 즉 "Continuing Education" 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전문 채플린으로서 APC라는 단체에 소속이 되어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면 BCC,즉 Board Certified Chaplain라는 타이틀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타이틀은 병원 채플린의 전문성을 보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문 채플린으로서 매년 APC 기관에 $360 정도의 연회비와 50시간의 Continuing Education, 그리고 윤리강령/규범에 동의하는 서류 등을 제출해야 BCC라는 전문가로서 채플린 사역을 매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격 유지는 사회복지사, 간호사, 의사, 심리학자 등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 단체의 소속이 되서 개인의 전문성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미 육군의 현역 또는 상비군 군목들도 Military Education, 즉 군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진급이 가능합니다. 채플린들도 영관급 장교로서 진급하며 미 육군 지휘참모대학에서 전략연구석사 또는 군사인문과학석사 등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의아해 하는 부분은 대부분의 목사님들은 목회학석사 학위 취득의 정규 교육을 끝으로 각 교단 또는 당회에서 목사님들에게 추가 학문의 요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의사들, 심리학자들에게 각자가 소속된 전문기관이 존재하는 것처럼, 목사들에게는 각자의 교단이 소속 전문기관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다만 각 교단에서 목사님들에게 추가적 학문의 정진을 요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목사가 교육을 받고 싶어 하고, 스스로의 전문성을 깊게 파고들고 싶어 할 경우 교회사역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우려, 또는 박사 학위 취득 후 다른 교회의 청빙을 받게 되어 현재 사역하는 교회를 떠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등으로, 지속적인 학문의 추구를 반대한다는 의견들을 듣게 됩니다. 또한 목회자 자신들로부터 "목회자가 성경만 공부하면 됐지" 또는 "목사이기에 매주 설교하기 위해 성경을 연구하는데, 무슨 추가의 공부가 필요한가?"라는 의식도 교역자들 사이에, 또 교회 내에 팽배한 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각자의 사역지에서 목회를 더 잘하기 위하여, 교인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하여, 성경강해를 성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맡기신 교회를 더욱더 열심히 섬기기 위하여, 지속적인 학문의 정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진의 방법 중 하나로 목회학박사 과정에 등록하고, 꾸준히 공부하여 학위 취득하는 것은 선한 것이고 좋은 것 이라고 여겨집니다. 학위가 아닌 학문의 간절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학문을 통하여 예수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예수의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말씀이 듣는 이들의 마음에 올바르게 안착할 수 있는 과정을 위한 학문의 정진은 하나님도 기쁘게 보시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불신자들도 각자의 분야의 전문성을 위하여 수고하는데, 믿는자들, 특히 목사들은 더욱더 각자의 전문성을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아니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사학위를 받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목회자가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해보며, 새로이 익히는 학문과 교육을 통하여 각자 목사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 더욱 더 많은 이득과 이로움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서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속적/평생 학문 추구를 위하여 각 교단들과 각 교회의 당회에서 목사님들의 Continuing Education을 기도로서 지원하며, 가능하다면 물질적으로도 지지하는 새로운 문화가 교회에서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 형성으로 인하여, 목회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시는 목사님들이 더욱 더 많이 배출되기를 바랍니다. 

-최조셉 목사는 현 Kaiser Permanente 병원의 원목이며, U.S. Army Reserve 63준비 사단의 군종 부실장을 (현 계급 소령) 겸임하고 있다. Talbot 신학교에서 M.Div와 D.Min을 취득하였으면, 현재 Liberty 대학교에서 트라우마 상담학으로 Ed.D 학위를 공부중이다. ECA에서 안수, APC에서 공증된 전문 채플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