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삶에 관한 기록이 사복음서 외에는 많지 않습니다. 예수님과 예수님이 활동했던 당시의 팔레스타인 지방에 관한 성경 밖의 참고 자료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신약성경과 동시대에 기록된 문서 중에 복음서 내용을 다루는 자료는 거의 없습니다.
굳이 찾아보면 신약성경보다 조금 늦게 기록된 자료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의 자료와 수토니우스(Suetonius)의 기록, 그리고 유대 탈무드에 예수에 관한 짧은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료들이 신약성경 내용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로는 미흡합니다. 이유는 너무 단편적 자료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료들에 비하면 요세푸스의 역사 자료는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요세푸스의 기록은 신약성경과 동시대에 기록된 거의 유일한 신약성경 참고 자료입니다. 요세푸스는 예루살렘에서 제사장의 아들로 태어났고 자신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요세푸스의 어머니 혈통은 하스몬 왕조 혈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세푸스는 하스몬 왕조의 역사적 상황을 잘 알 수 있었고 하스몬 왕조 시각으로 당시 역사를 기술하였습니다.
요세푸스는 자신을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라고 불렀습니다. 요세푸스는 "요셉"의 헬라식 표기였고, 플라비우스는 요세푸스를 지원했던 로마 황실 가족이름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는 철저한 유대인이었지만 철저한 로마 시민으로 살았습니다.
요세푸스는 유대교 여러 분파를 두루 거쳤습니다. 사제 출신으로 하스몬 혈통이었던 그는 원래 사두개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은둔적 영성을 지향한 에세네파를 거쳤고 나중에는 바리새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그의 경험으로 말미암아 유대교 각 분파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요세푸스는 종교인, 정치인, 군인 그리고 역사가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계기는 유대인 동포 구명 활동을 위해서였습니다. 64년 네로 황제 시절 반로마 폭동을 주동하여 사형판결을 받은 유대인들을 구명활동입니다. 네로를 움직이기 위해 네로의 부인 포파이아 사비나를 만나 그녀를 설득하여 동포들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요세푸스는 유대인들이 일으킨 반란(제1차 유대전쟁)에서 유대인 부대 지휘관으로 참전하였습니다. 요세푸스는 갈릴리의 요타파타 마을을 방어하는 사령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요세푸스는 최대한 베스파시아누스군의 진로를 막는 전략을 써서 수십일 동안 베스파시아누스군을 붙들어두었지만 결국 전력의 한계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이때 요세푸스와 동료 지휘관들은 자살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방식으로 자살하기로 했는데 마지막에 요세푸스와 한 병사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요세푸스는 그 병사를 설득해 로마군에 투항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요세푸스를 배신자로 만드는 사건이고 요세푸스의 평생을 괴롭히는 사건이 됩니다.
역사가로 요세푸스는 예수님과 세례요한 그리고 초대 교회 상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초대교회 역사를 기술하기에 적합한 시대에 살았습니다. 요세푸스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고 승천하신 후 그리고 바울이 회심한지 몇 년 후인 A.D. 37년에 출생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성장한 요세푸스는 이스라엘의 종교, 성전, 신앙의 절기들, 그리고 복음서에 등장하는 중요한 인물들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었습니다.
요세푸스는 당시 구전과 문서들을 종합하여 헤롯 왕과 그의 아들들, 본디오 빌라도를 포함한 로마 총독들,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등등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특히 요세푸스는 예수님께서 어린 시절을 보내신 갈릴리 지역에서 잠시 거주하였습니다. 그래서 일반 역사가들의 관심밖에 있었던 갈릴리 지역을 상세하게 묘사하여 예수님의 비유와 자연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합니다.
요세푸스는 바울과 초대 교회에 관한 정보도 상세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요세푸스는 바울이 처형된 지 10년이 지난 후에 로마에 거주하였습니다. 그는 로마의 상황을 잘 파악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세푸스는 로마 정권의 실력자들에게 기독교 현상을 소개할 목적을 가지고 자료를 정리하고 기록하였습니다. 요세푸스 자료는 신약성경을 제외하고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초대 교회 상황을 소개하는 훌륭한 역사 자료입니다.
요세푸스 자료는 초기 기독교의 주요 인물들을 폭넓게 다룹니다. 구체적으로 세례요한, 예수님, 그리고 예수님 동생 야고보 등등을 언급합니다. 이런 자료는 예수님을 비롯한 성경의 주요 인물들의 역사성을 확증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요세푸스의 작품들이 오랜 기간 동안 기독교인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았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성경의 역사성을 밝히고 보충하기 위해서 요세푸스의 작품들을 자주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초대 교회가 요세푸스를 기독교적인 작품으로 이해한 것은 다소 주관적이고 성급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요세푸스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고 그의 관점도 기독교적이지 못했습니다. 요세푸스는 예수를 "현자"로 소개합니다. 요세푸스가 전하는 예수님에 관한 정보는 다음 호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