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8) 인기

누구나 좀 더 알려지고 좀 더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을 위해서 교회 홍보도 하고 목사의 프로필이 화려하기를 원한다. 가능하다면 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이력서에 쓰고 싶고 또 각종 단체의 대표가 되어 명함에 넣기를 원한다.

언젠가 아프리카 케냐에 선교 차 방문했을 때의 일이 기억난다. 오지로 가기 전에 중간 지역의 어느 숙소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날 마침 한국에서 어느 목사가 "수행원"과 함께 그곳을 방문했다가 나와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인데 그와 동행하던 사람이 그 목사 대신 명함을 내게 건네주는 것이다. 명함을 얼핏 훑어 보니 네 페이지짜리가 아닌가? 네 면에 무엇인가가 가득 쓰여 있는데 모두 무슨 무슨 단체의 대표 이사가 아니면 회장이다. 대략 20 개쯤 되어 보였는데 내 생각에 별로 대단치 않은 단체로 보였다. 그래도 명함을 통해 자기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 그렇게 자기의 위치를 드러낸 것이다. 그런 명함을 받고 나서 나는 그가 얼마나 자기를 드러내고 싶었는지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것은 일종의 허풍이 아닌가?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자주 출연하고 신문에 자주 얼굴을 싣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실제로 주님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좋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 속에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라면 주님이 서실 곳이 없지 않은가? 어느 기독교 시사 만화를 보니 한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외치고 있다. "예수를 바라보십시오." 그러자 그 뒤에 있던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앞을 가려서 주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것은 신나는 일이 분명하다. 기왕이면 욕을 먹는 것보다 박수를 받고 칭송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에서 자신이 너무 많이 드러나면 고난의 주님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챨스 스펄전 목사가 어느 날 성공적으로 설교를 마치고 강단에서 내려오는데 마귀가 그의 귀에 속삭였다고 한다. "너 정말 설교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구나. 박수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 그러자 스펄전 목사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사탄아, 물러가라. 나는 이제 그런 말에 결코 넘어가지 않고 주님만 드러나기를 원한다."

사도 바울은 배경이 화려하고 실력이 뛰어난 젊은 유대인 지도자였다. 그는 유대 사회에서 자랑할 만한 것들을 많이 가진 종교적 열성 분자였지만 부활의 주님을 만난 후에 그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주님을 높이려고 애를 쓴 흔적이 성경에 많이 있다. 스스로 자기는 무명한 자요 작은 가운데 더 작은 자라고 말하면서 다만 하나님께 알려진 것을 감사한다 (고후 6:9). 그는 자신이 죄인 중의 괴수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가 주 예수를 많이 닮은 위대한 전도자요 선교사라는 것을 인정한다. 과장하거나 홍보하기보다 충성스런 복음의 종으로서 예수님을 더 높이자.

9) 영적 무감각

구원받았을 때 우리는 크게 감격하였고 한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가졌다. 불신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의 구원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했고 또 내 민족을 위해서도 간절히 간구했다.

본인의 경우에는 내가 예수를 믿을 때에 우리 가족 중에는 예수를 믿는 이가 한 분도 없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의 구원을 위해서 밤낮으로 기도했다. 나를 사랑하시지만 예수를 모르면 그 운명은 영원한 형벌인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이 주께로 돌아오기 전에는 나의 마음이 조금도 편하지 않았다.

내가 구원받고 오래 지나지 않아서 두 여동생들이 주님을 믿게 되었고 형제들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우리 집안에서 마지막으로 예수를 받아들인 분은 모친이었다. 주를 영접한 후에 나의 모친은 놀랍게 변화하여 눈만 뜨면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기도의 어머니가 되셨고 소천하시기까지 이웃에게 전도하고 기도하는 믿음의 사람으로 사셨다. 그때의 감격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여러 해 동안 목회하고 사역하다 보면 이제 주변에 대부분이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도에 대한 갈급함이 줄어들고 영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조금씩 식어지는 것을 느낀다. 교회 생활이 일상화되고 습관화되어서 감동과 감격이 사라지기도 한다.

추운 새벽에 교회에서 눈물을 쏟으며 기도할 일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고 자칫 바리새인 같은 종교성은 있으나 진정한 영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영적 위기의 상태이다. 선한 일을 많이 하여 칭찬을 들은 에베소 교회는 주님께 대한 처음 사랑과 전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책망을 들었다 (계 2:4).

10) 직업화

우리는 목회자의 신상 정보 중 직업란에 "목사"라고 쓴다. 그런 면에서 목회와 전도도 일종의 직업일 수 있다. 매일 그 일을 반복하고 그것으로 생활비의 도움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 목사는 목회 사역을 마치 회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하는 것도 본다. 담임 목사는 필요에 따라서 부교역자와 직원들의 월급을 책정하고 또 직원과 교역자를 채용하며 업적이 없으면 해고한다.

그런데 교회가 일종의 사회와 같은 "직장"으로만 인식되면 영혼에 대한 긍휼과 주님께 대한 열정이 식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목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사명의식을 가지고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일 외에도 다른 직장에서 일할 수 있지만 주님의 부르심을 거역할 수 없어서 사역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변호사나 의사의 일 또는 기업인의 일을 중단하고 전도자의 삶을 살기도 한다.

최근에 선교지에서 만난 미국의 어느 유명 대학의 유능한 교수요 의사인 믿음의 형제는 선교에 대한 불타는 열정 때문에 학교와 병원을 정리하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하이티를 찾아가 의술을 베풀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그의 신앙 간증이 깊은 도전이 되었다.

또한 만일 목회와 전도 사역이 하나의 직업에 불과하게 되면 돈 받는 것과 시간투자에 대하여 만족하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서 자주 갈등하게 되고 자칫 불만이 생긴다. 독일의 대부분의 목사는 국가에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일종의 "종교 공무원"이다. 그리고 "교인"은 교회에 등록하고 일종의 "종교세"를 내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 목사는 종교를 전하는 직업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열심히 전도하지 않아도 국가로부터 안정적인 생활비를 받기 때문에 교회가 성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교인이 백 명이든지 열 명이든지 월급이 같기 때문에 힘에 겹도록 교회 성장에 힘쓸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의 경우처럼 외부의 정기적인 보조 같은 것이 없는 교회의 경우에는 재정 부족으로 문을 닫는 교회가 생긴다.

이번 팬데믹 기간에 극소수의 교회 외에는 교인의 헌금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교회의 문을 닫은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나라나 국가 기관에서 목사의 사례금을 받지 않고 자급자족하는 자유로운 교회가 근래에 와서 더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