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정한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이한 30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인도적 논리를 정치적 논리보다 앞세워야 한국인 강제실종 희생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유엔은 북한에 의한 납치로 야기된 강제실종을 반인도 범죄로 규정하였다. 이는 인류의 양심에 충격을 가할 정도의 지속적이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대상에게 심각한 수준의 인권침해를 가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6.25전쟁 중 약 10만 명의 민간인을 납치하였다. 국군포로도 5만 명에서 7만 명으로 추정되는 인원 중 단 8,343명만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북한이 나머지는 전쟁포로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 중 80명만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이제 북한에 생존으로 추정되는 전쟁포로는 수백 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전 후에도 3,835명이 북한에 의해 납치되었다. 이 가운데 516명이 아직도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납치자 대다수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들이었다"며 "1969년에는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피랍되면서 승무원과 승객 50명이 납북됐다. 국제사회의 거센 항의로 39명이 송환됐지만 나머지 11명은 돌아오지 못했고, 그 가족들은 50년이라는 긴 기다림의 고통 속에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하며 가족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밖에도 고등학생, 해외여행자, 영화감독 신상옥씨와 여배우 최은희씨 등 북한은 기회만 되면 우리 국민을 납치해 갔다. 납치 목적은 전후 복구 인력으로 활용, 대남 선전 방송 요원, 대남 간첩 양성 등의 목적이었다"며 "남한 출신들은 북한에서 적대계층으로 분류되어 항상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본인 뿐만 아닌 자녀들도 좋은 교육과 직업의 기회에서 철저히 배제당했으며 조롱과 멸시를 당하며 하층민으로 살아야 했다"고 고발했다.
태 의원은 "강제실종은 남은 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남긴다. 우리 정부는 아직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납치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북한은 납치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인적 정보가 밝혀지더라도 본인이 북한에 남기를 원한다는 궤변으로 일관해 왔다. 우리 정부도 납치자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납치자와 그 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임을 감안할 때 북한의 납치자 인정과 한국으로의 송환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일단 남북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개최를 열어야 납북자 문제를 북한에 제기할 수 있다는 식의 정치적 논리를 인도적 논리에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납치자 문제는 영영 해결할 수 없다. 한국 정부가 납치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북한에 강하게 제기해야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주재 북한공사 출신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