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곤 벧엘교회 이돈하 목사
(Photo : 기독일보) 오레곤 벧엘교회 이돈하 목사

광복절 76주년입니다. 35년간의 일제 무단 통치로 인해 수많은 우리 민족이 희생 되었습니다. 또한 광복후 5년도 안된 상황에서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사망자 100만여명, 천만명 이상의 이산가족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1인당 1년 국민 소득은 65불로 최빈국 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3만불이 넘어 500배가 증가했습니다. 정말 전세계에 유래가 없는 신기록입니다.

국토 면적이 지극히 작은 데다 대륙과 해양으로 진출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끊임없는 이민족의 침략이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참혹했던 동족간의 전쟁으로 잿더미로 변해 버린 조국은 재회의 기회가 절대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삼성과 LG의 TV, 모니터, 갤럭시 스마트폰 등의 가전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은 전자 제품이 없습니다. 세계가 한국어를 배우고 한식은 먹기 위해 몰려듭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열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K팝에 K방역까지 한국 오천년의 역사상 세계가 지금처럼 한국을 주목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영적인 어두움도 심각합니다. 자살률, 성형수술 횟수, 노인빈곤률, 가계빚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열등감, 비교의식, 지역과 이념간의 갈등으로 불행지수 역시 OECD국가 중 최고입니다. 게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로 누적감이 최대치에 이르고 있습니다. 

광복절(光復節)은 "빛이 돌아온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광복절의 정치적 의미는 일제 치하 35년을 끝내고 자유의 빛이 회복된 날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광복의 정신을 일깨워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요 8:12). 또한 예수님은 성도 역시 당신의 빛을 받아 세상에 비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 5:14). 따라서 우리는 광복절을 맞아 예수님의 빛을 의지해서 우리 각자가 가정과 교회와 민족과 열방을 비취는 빛이 되기로 결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과거만 돌아보면 안됩니다. 과거만 생각하면서 빛이 돌아왔던 날이라는 사실만 기억해서는 안됩니다. 이 정도에 그치지 말고 빛 된 그리스도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장기화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낙심과 절망으로 피로감이 무겁게 쌓이고 장래가 보이지 않는 나의 어두운 내면 속에 예수님, 저는 당신의 빛이 필요합니다. 또한 외형적인 풍요 속에서도 영적으로 어둡고 대책 없이 방황하는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에 예수의 빛이 돌아오고 회복되게 하소서" 간절히 기도하고 내가 빛이 되기로 결단하는 광복절이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께 받은 우리의 거룩한 사명의 빛이 회복하는 광복절이 되어야 합니다. 성도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과 멀어진 자가 예수님과 가까워지도록 돕고, 나를 통해 또 한 명의 예수님의 제자가 길러져 그 역시 다른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헌신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어두운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의 빛이 되어 복음이 확장되는 사명이 멈추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 초대교회때 한반도에 왔던 선교사님들의 생애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들은 백년전 어느 나라보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팬데믹의 위험이 창궐한 것을 알면서도 선교를 결단하신 분들입니다. 초창기 선교사들이 입국했던 19세기말과 20세기 초 한반도는 콜레라, 장티푸스, 천연두 등의 위협이 넘쳐났습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치명률은 0.25%(한국기준)로 여전히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한반도에 거의 10년 주기로 닥친 천연두의 사망률은 성인 60% (어린이 사망률 80-90%)로 코로나와 비교할 수 없이 높았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전염병에 걸려도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었습니다. 이런 전염병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도 언더우드, 아펜젤러, 사무엘 마펫, 제임스, 로제타 홀과 같은 선교사들은 조선에 입국했고 복음 전파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양화진 순교자 묘지에는 전염병으로 희생당한 수많은 선교사들과 자녀들의 묘비가 있습니다.

물론 오늘날의 성도와 교회는 철저하게 개인의 위생과 방역을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도 전도와 선교를 멈추면 안됩니다. 타지 않으면 불이 아닌 것처럼 전도하지 않으면 교회가 아닙니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면서 동시에 안전하고 창의적인 대면과 비대면의 전도 전략을 연구,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습득한 효과적인 노하우를 동역자들과 공유하고 함께 힘을 모아 실천해야 합니다. ZOOM을 통한 화상 전도, 복음을 나누고 싶은 형제 자매들의 집 앞에 정성껏 만든 음식이나 커피를 두고 오거나 따뜻한 문자 메시지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관계전도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별빛은 어두울수록 더욱 밝게 빛납니다. 이처럼 성도들의 선행도 모두가 자신의 생존에도 바쁜 어두운 코로나 시대일수록 더욱 밝게 빛날 수 있고 복음에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여는 통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예수님의 빛이 내 안에 돌아오고 그 빛을 다시 온누리에 전하기로 다짐하게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