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나토군의 철수에 따라 탈레반이 이 지역을 빠르게 점령하면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16일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의 발표를 인용해 "탈레반이 충격적인 속도로 아프간을 다시 장악했다. 그들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면 극단주의자들의 활동만 대담해질 뿐"이라고 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현지 상황에 대해 "기독교인으로 확인된 이들은 누구나 신앙 때문에 살해될 수 있으며,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이나 배신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한 교회 지도자는 이 단체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들은 큰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를 위해 일하다가 이제 위험에 처한 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그곳의 상황은 끔찍하다. 그리스도의 형제·자매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말해주고 있다"며 "현재 탈레반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서 여학생들은 남성의 동행 없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슬람에서 벗어나는 이들은 죽음이나 투옥을 당할 수 있도록 한 엄격한 이슬람 율법 때문에 교회는 이미 지하에 숨는 등, 이미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외국인 기독교 노동자들이 살해를 당한 적이 있다. 다른 이들은 다 나라를 떠났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가난한 기독교인들은 도망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뒤에 남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 CEO는 "탈레반의 신속한 진격은 극단주의자들을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이웃 나라인 파키스탄으로 피난을 가는 가운데, 탈레반이 파키스탄에서도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15세의 말랄라 유사프자에게 학교에 간다는 이유로 총을 쏘았다. 그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지금은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로빈슨 CEO는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은 지금,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및 소수민족들에 대한 우려가 깊다"며 "파키스탄은 특히 새로운 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이 지역 전체 기독교인들에게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다리어와 파슈튠어로 된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독교 문학 서적과 디지털로 된 제자화 관련 자료도 제작 중이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과 여성 교육을 통해 복음 전파에 대한 더 큰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로빈슨 CEO는 "이 어둠 속에 우리는 희망, 생명, 위로의 메시지를 매일 전달하고 있다"며 "라디오 사역은 한 줄기 희망이다. 무선 방송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망명해 온 파키스탄을 비롯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다. SNS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계속되는 박해의 위험 속에 노출된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지역의 교회들은 성경에 나타난 초대교회처럼 운영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풍부한 자원과 도구들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