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교회 첨탑(십자가탑) 전수조사를 실시해 안전 평가에서 미달될 경우 철거비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재설치에 대한 지원금은 없어 '철거비 지원'을 명분으로 한 종교 탄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태풍 시즌을 앞두고, 강풍에 취약한 교회 첨탑을 전수조사하고 최대 4백만원의 철거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달 안에 서울시 소재 교회 7,919개소를 파악해, 높이 4m가 넘는 첨탑, 노후한 첨탑을 대상으로 구조전문가와 8월 말까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전점검은 건축물 정기 점검 매뉴얼을 활용해 ▴첨탑의 흔들림 ▴기울어짐 ▴구조물 상태 ▴용접 상태 ▴주요부재 상태를 점검한 후 안전등급(A~E)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서울시는 "안전점검 결과,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판정돼 개선이 필요한 경우, E등급으로 긴급한 개선이 필요한 위험 첨탑은 자치구에서 건축물 소유자, 관리자에게 정비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린다"며 "건축물 소유자가 8월 말까지 구청에 전화로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4백만 원까지 철거비를 지원한다. 이후 구청에서 11월 말까지 철거를 완료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들에는 높이 4m 넘는 첨탑은 설치 전 배치도, 구조도,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높이 8m 넘는 경우)를 첨부해 구청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설치 비용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 대다수가 미자립교회인 상황에서, 낮은 안전 평가를 받을 경우 십자가탑만 철거될 우려가 제기되는 점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3년간 태풍으로 인한 피해발생은 1,800여 건이나, 이 중 교회 첨탑 사고는 2건에 불과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십자가 탑 철거를 반대합니다'라고 올린 청원자는 "기존의 작은 교회들은 철거대상 등급이 나올 것이고, 십자가 철탑은 수없이 많이 철거될 것이다. 철거 비용은 지자체에서 부담해 준다 하지만 다시 세우는 비용을 작은교회들은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종교탄압이고 교회탄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