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선교, 성찰과 제안' 주제로
하락세와 코로나19 등 암울한 현실 직시하며 은혜 사모
첫날 김경술·이용웅·강승삼 선교사가 선교 리더십 성찰

한인선교사대회
▲제16회 한인세계선교사대회가 13일부터 3박 4일간 한동대학교에서 진행된다. ⓒ유튜브 영상 캡쳐

제16회 한인세계선교사대회가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간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에서 진행 중이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선교, 성찰과 제안'을 주제로 4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한동대 장순흥 총장을 비롯해 KWMA 전 사무총장 강승삼 선교사, KWMC 조용중 사무총장, 각 지역의 한인선교사회 회장들, 시니어 선교사들을 비롯해 약 16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함께했다.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최근봉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급속히 쇠퇴기에 들어섰다. 한국 선교는 변곡점을 지나 그래프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며 암울한 불확실성의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거기에 미증유의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이러한 현실의 선교 환경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거기에서 희망과 은혜를 사모하고자 고국 땅에 모였다"면서 "선교지로 나갈 때 초심을 회복하고 기본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이를 위해 본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또 조국 땅에서 변곡점을 지나 새로운 부흥으로 가는 꿈을 꾸길 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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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봉 대표회장이 주최측 대표로 인사를 건네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쳐

첫날 김경술 선교사(SIM선교회)와 이용웅 선교사(GP선교회), 강승삼 선교사가 '선교 리더십의 영성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경술 선교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지구적 지각 변동으로 멈춤과 돌아봄의 시간을 갖게 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고,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가는 교회 형태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청년들은 여전히 아픔 속에 지내고 있고, 소수 민족에게 가해지는 박해, 독재 정부의 폭압, 인종 차별, 정의에 대한 질문, 환경 문제 등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선교사는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다음 세대 문제이다. 장광명의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으로 대변되는, 소통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이 속히 변화돼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한다. 서구가 주도했던 시대에서 비서구가 주류가 되는 시대로 넘어왔고, 지금은 그 다음 단계를 맞고 있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고 사고의 전환도 요청되는 시점"이라며 "세계 교회와 더불어 큰 그림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선교사는 "우리가 고민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비기독교 진영에서 내놓은 사회적 해결책은 대부분 '강자는 살아남고 약자는 도태돼도 된다'는 사탄적인 것"이라며 "악한 리더십의 악한 영향력이 지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께서는 새롭게 우리를 복음으로 이끌어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허락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실패한 예루살렘의 역사를 넘어 복음을 온 땅으로 확장하고 계신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민족에게 세례를 주고 예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도록 돕는 제자화의 전 과정을 통해 선교적 영향력을 끼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이들에게 불변의 진리이다. 그러나 우리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를 듣는 자들에게 어떻게 복음으로 들리게 할지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던져야 할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선교는 예수님의 성육신 모델보다 선악을 대비시키는 변증적 사고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예수님은 성육신은 내용과 동시에 형식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가치 등을 홈페이지, 홍보 책자의 구색 맞추기 정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를 계속 부르짖으며 자신의 것으로 붙들어야 한다. 이는 성령의 능력을 통한 성육신의 실천으로 비로소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삶과 거기에서 맺는 우리의 관계성이 그들이 듣는 복음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탐욕과 죄악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하나님의 언약을 구현하고 세상이 우리에게 소망을 물어오는 일은, 우리가 진리에 목마른 자들이 되어 성령을 통한 성육신의 삶을 살아낼 때 가능하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정말 선교사들에 의해서 수행되는 사역의 열매, 결과, 성과만이 아닌 선교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돌보고 그들이 형통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영향을 미치는 선교적 리더십 공간이 때로 복음과 무관한 상황을 연출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복음을 전하는 생태적 선교 공동체는 형통, 수평적 확장, 수직적 확장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서로 사랑하며 각자의 역량이 극대화되는 환경, 사람과 공동체에 초점을 두는, 성과가 아닌 변화에 기뻐하는 팀으로 나타나고 과감한 투자, 개발 복음에 헌신하는 팀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이용웅 선교사는 "얼마 전 목회데이터연구소라는 단체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교회에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설문을 실시한 결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일치 △부정부패 척결 등을 꼽았다"면서 "우리 선교사들이 한국교회 생태계에서 나왔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모습, 부정적인 모습 등을 다 갖추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말씀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말씀대로 살아가는 성도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해결하면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선교사는 "지도자가 해야할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비전 제시다. 지금 한국교회가 비전을 잃고 있다. OECD 국가들 중 한국이 자살률 1위, 출산율 꼴찌이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희망을 잃었다는 것이다. 희망은 교회가 세상에 제시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교회가 우리가 사역하는 사역지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고, 현지인들을 훈련시켜 이 같은 교육을 해야한다.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우리 선교지의 선교도 어려워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회의 비전을 세우라는 메시지다. 우리에게는 장단기적 비전이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 시대는 단기적 과제가 아닌 장기적 선교 전략과 과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성경적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교지로 떠날 때 리더십 패턴과 오늘날 젊은 세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패턴이 다르다. 우리의 리더십도 수직적 리더십에서 수평적 리더십으로 가야 한다. 또 예배가 교회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스며들도록 가정과 학교, 일터에서 뱀 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함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성경적으로 제대로 가르치려면 부딪힐 부분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지혜롭고 슬기롭게 잘 가르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시대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다. 선교지도 다 디지털화되어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이를 배워야 하고, 잘 안 되면 젊은이들과 팀사역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홍콩 도풍산의 칼 라이헬트 선교사가 세운 교회를 소개했다. 이 교회는 절 모양으로 된 교회다.

그는 "라이헬트 선교사가 승려와 같은 모습으로 살면서 현지인들에게 불교를 배웠다. 관계가 무르익자 70여 명의 승려들이 라이헬트 선교사에게 기독교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회심하여 기독교인이 된 것"이라며 "라이헬트 선교사는 자신을 파송한 교회로부터 오해받고 단절되어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 교회가 주는 메시지는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우리가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면서 상황화를 해야 한다. 일부 유대인들이 바울을 모함했을 때, 바울은 성경의 본질을 포기하지 않고 이를 지키며 상황화를 통해 그들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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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회를 맡은 윤한열 선교사, 이용웅 선교사, 강승삼 선교사, 김경술 선교사. ⓒ유튜브 영상 캡쳐

발제를 마친 3명의 선교사들은 이후 윤한열 선교사(KWMF 총무)의 사회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하나님께서 한국 선교사들에게 허락하신 리더십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경술 선교사는 "이는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살아가는 한평생 씨름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부르심을 받은 곳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 보면 '이만큼 고생했는데...'라는 질문 앞에 자신을 변호하는 답을 내놓기 쉬운데, '이만큼 고생했는데... 이제 그만해도 된다'가 아니라 '이만큼 하도록 하셨으니, 예수님이 온전히 자신을 내어놓은 것처럼 앞으로 더한 일도 하게 하실 것'이라고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용웅 선교사는 "현지인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던 한 선교사가 가족상을 당했는데, 후원도 끊기도 돌아갈 여비가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가족들에게 돌아갈 여비를 마련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감동이 됐다. 그는 그만큼 현지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선교사였다. 현지인들은 무엇을 해주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강승삼 선교사는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 안에 다 포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선교의 본질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선교의 본질, 근원, 원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용웅 선교사는 "사도행전적 선교, 금과 은이 없어도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걷는 선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경술 선교사는 "성경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하나님 나라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 "아시아 중 한국인이 성찰적 리더십이 상당히 결핍돼 있고, 극단적 유교 및 군대 문화로 인한 수식적 사고구조가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한국인의 성찰적 리더십 결핍을 어느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경술 선교사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여유를 갖지 못했고, 성찰과 단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되었다고 본다. 평가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막 몰아가다 결국 결여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용웅 선교사는 "우리가 70년대까지 성장, 개발 시대를 살았다. 그 때는 하면 된다는 것이 화두였고, 교회에도 많이 적용됐다. 뒤돌아보고 할 것 없이 앞으로만 간 것이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다시 돌아보는 것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승삼 선교사는 "우리가 너무 'how to do'에 몰두하고 있다. 그것보다 'what to do',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뜻이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선교다. 선교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선교의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략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구하고 이를 행해야 한다고 본다. 진정성 있는 깊은 성찰이 있을 때 통찰로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패널 토론 이후에는 한동대학교 글로벌 미션 인스티튜트(Global Mission Institute, GMI)에서 생활 지원, 주거, 법률, 심리 상담 등 선교사 지원 방안과 관련된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저녁 집회에는 간증 및 설교 프로그램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