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에게 디모데 다음으로 유명하고 중요한 제자가 디도(Titus)입니다. 디도는 목회 서신 디도서 수신자입니다. 바울은 디도를 소개하면서 디도가 중요하고 귀한 사람이라고 강조합니다. 디도서1:4에는 "같은 믿음을 따라 된 나의 참 아들 디도에게 편지하노니..."로 씁니다. 또 고후8:23에서 바울은 "디도로 말하면 나의 동무요 너희를 위한 나의 동역자요 우리 형제들로 말하면 여러 교회의 사자들이요 그리스도의 영광이니라." 라고 소개합니다. 디도는 바울이 사랑하고 귀히 여겼던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디도는 헬라인이며 안디옥 교회 출신입니다. 젊은 나이에 그리스 철학과 시학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는 또한 바울에 의해 회심했고, 바울의 동역자로 활동했습니다. 디도는 바울과 바나바와 더불어 예루살렘 공회(행15장)에 참석했습니다(갈2:1-3). 바울이 비록 유대인에 대한 사역을 위해 디모데를 할례 받게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방인 개종자에게 할례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디도에게 할례를 억지로 받게 하지 않았습니다(갈2:3-5).
바울은 디도를 신뢰했습니다. 바울이 아시아에서 떠날 때 디도를 에베소에서 고린도로 보냅니다. 당시 디도에게는 고린도 교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디모데의 고린도전서 전달(고전16:10-11)과정과 바울의 방문(고후2:1,5-11)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울의 부탁으로 디도는 중요한 편지(Severe Letter)를 전달하였고(고후7:8), 이에 대한 고린도 교회의 반응들을 듣기 위해 드로아에서 디도를 만난 것으로 보입니다(고후2:12-13).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이후 디도는 북쪽으로 가서 마케도니아에 있는 바울을 만납니다. 거기서 바울의 디도의 성공적 사역(고후 7:6-15)을 매우 기뻐하며 고린도후서를 씁니다. 디도는 이번에는 여러 동행자와 함께 고린도후서를 전달합니다. 바울은 후에 고린도에 있는 디도와 합류한 뒤, 디도를 통해 예루살렘에 성금을 전달하게 합니다. 디도는 갈등 중재, 위기관리 그리고 신실함에 바울이 인정했던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교회 전승에 의하면 바울은 그의 첫 번째 로마 투옥에서 풀려난 뒤 그레데섬에 들려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교회들이 바울의 방문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도를 그레데섬 감독으로 임명(딛 1:5)하고 자신이 못 다한 사역들을 감당하도록 한 뒤 크레타 섬을 떠납니다. '황금의 입'이라 불리는 콘스탄티노플의 감독 요한 크리소스톰은 이것이 바울이 디도를 크게 신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바울에게 디도는 믿음의 아들(딛1:4), 믿음의 형제(고후2:13)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도를 하나님의 위로를 전달한 사람이나 하나님 위로의 사람으로 인정합니다(고후7:6;13;14). 디도는 이후에 그레데섬에서 주교로 활동합니다. 그레데에서 사역하는 디도에게 아데마나 혹은 두기고를 보내어 니고볼리로 오라고 합니다(딛3:12). 이후 디도는 달마디아로 떠나게 되는데(딤후4:10), 이후 디도는 나타나지 않는데, 디도의 무덤이 그레데에 있고 디도 기념교회가 있습니다. 디도는 그레데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디도가 사역했던 그레데 섬은 헬라 문화권에서 유명한 섬입니다. 그레데 섬은 지중해에서 시실리아, 사르디니아, 구브로 다음으로)네 번째(혹, 다섯 번째)로 큰 섬입니다. 그레데는 크레타 문명(미노스 문명 혹은 미노아스 문명)의 발상지입니다. 한동안 미노아스 문명은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설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크노소스 궁전이 발굴되면서 전설이 아닌 그레데(미노아스) 문명의 실재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아울러 그레데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출생지로, 제우스의 무덤의 소재지로 유명합니다.
그레데 섬은 신약에만 나타나고, 신약 중에서도 디도서와 사도행전에만 등장합니다. 사도행전 2장에서 오순절에 참석한 사람들 명단에 그레데 사람들(Cretans)이 나옵니다. 그리고 27장에 로마로 압송되는 바울의 일행이 폭풍을 피하여 그레데 해안선에 미항과 리시아 등의 항구를 지납니다. 이 외에는 그레데가 성경에서 언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구약 외경인 마카비 1서(천주교와 동방정교는 정경으로 인정)에서 그레데 사람들이 유대인을 핍박했다고 전합니다. 당시 그레데 사람들은 악한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바울도 디도서1장 12절에서 "그레데인 중에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장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장이"라고 그레데 사람들을 악평합니다.
이는 그레데 출신 철학자, 시인, 예언자인 에피메니데스(Epimenides)의 시의 한 구절입니다. 그는 바울이 아덴설교에서 인용했던 "우리는 그의 소생(Offspring)이라(행17:28)"라는 시의 원저자이기도 합니다. 에피메니데스는 방자했던 그레데 사람들을 풍자한 시를 남긴 것입니다.
그레데 사람들에 대해서는 폴리비우스(Polybius)도 동일하게 평가합니다. B.C 2세기 역사가(歷史家) 폴리비우스는 '그레데인들은 돈을 천성적으로 사랑했고, 돈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합니다. 이는 디도서 1장 12절 이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바울은 디도에게 그레데 사람들을 엄히 책망하여 바른 믿음을 가르치라고 권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