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기적과 치유를 포함한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새로운 검열 지침을 발표했다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UCA 뉴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방영되는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콘텐츠를 검열하는 국가관리국은 최근 20개 카테고리의 규제 콘텐츠 목록을 발표했다. 이 목록에는 가공된 역사를 홍보하는 자료, 성 유물(sacred relics), 악령 빙의(demonic possessions), 신앙과 치유의 사례가 포함된다.
교회 영화 및 텔레비전 산업에 종사하는 영화 제작자는 이 새로운 지침이 신앙에 근거한 내용을 거의 완전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 제작자는 UCA뉴스에 “지침서에 의해 금지된 내용을 제외하면서 예수님의 삶을 촬영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평범한 사람으로만 제시해야 하며 이는 기독교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또한 영화 제작자들에게 “사회의 어두운 면을 촬영하지 말고 평범한 사람들의 좋은 일상만을 촬영해야 한다. 역사 드라마는 가공이 아닌 사실에 기반한 역사 자료를 근거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동 성의 한 신부는 이 지침에 대해 ‘이상한’(strange) 지침이라며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자연스러운 권리조차 갖지 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 없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진짜 역사는 무엇인가? 중국 공산당이 제작한 것을 말하는 것인가? 대중을 세뇌시키기 위해 당과 함께 가짜 텔레비전 드라마를 만들어 내지 않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18년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선전 사무소에서 영화 제작에 나섰다. 시 주석은 “당의 미디어에 의한 모든 작업은 당의 의지를 반영하고 당의 권위를 보호하며 당의 단결을 증진해야 한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역사가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에 대한 총체적인 통제를 강요하려는 시도는 절대 권위를 공표하는 방법”이라며 “(시 주석은)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효과적이거나 자신감을 느끼지 못하며 보안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권력을 상실할까봐 두려워하고 동료들이 그를 (주석 자리에서) 밀어낼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수년간 지하 교회와 기독교 활동가들을 단속해왔다고 CP는 보도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최근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가 공산주의와 일치하도록 ‘중국화’(sinicization)하는 캠페인을 통해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에 대해 보고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교회에서 기독교 상징을 제거하고 공산당 상징물로 대체하고 성경을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다시 쓰고 성직자와 교회 지도자를 제재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보고서는 “종교국과 중국 공산당은 종교적 영향력으로 인해 공산당 지배를 위협하는 것을 금지하는 단일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국제 종교 자유 문제는 미국에 핵심이 되는 관심의제가 되어야 한다. 중국의 종교적 자유에 대한 명백한 묵살은 중단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정책과 더불어 미국이 중국에 종교 박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도어 미국지부는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50개국을 선정한 2020년 세계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에서 중국은 23위를 차지했다.
오픈도어는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를 ‘중국화’하는 정책이 점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소셜미디어, NGO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종교에 대한 새로운 규제는 모두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