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기독교계 방역 노력 소상히 알게 돼"
방역 관련 기독교계와 소통 더욱 강화 약속
정세균 국무총리가 교계 지도자들과 만나며 '기독교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정규예배 외 소모임 등 금지' 조치가 과도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기관과 각 교단들은 일제히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금지 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주일여 만인 14일 오전 10시 현재 4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날 정 총리는 "우리 기독교계는 일제 강점기에도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앞장서 주셨고,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고비고비 항상 큰 역할을 해 주셨다"며 "오늘 한교총 및 NCCK를 대표하는 목회자님들과 만나 코로나19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고 14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남겼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기독교계의 자발적 활동과 노력에 대해 소상히 알게 됐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고 계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교회 방역과 관련해 안전한 종교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독교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국무총리실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서울 국무총리 공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며 한교총에서 대표회장 김태영·문수석·류정호 목사, NCCK에서 이홍정 총무와 육순종 기장 총회장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총리실은 "오늘 오찬 간담회는 코로나19로 닥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계가 힘을 모아 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최근 시행한 소모임 등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 등 정부의 방역정책을 설명하고 교계의 의견 및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독교계는 그동안 현장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 아니라, 지난 7월 2일 한교총과 NCCK가 공동성명을 통해 성경학교를 비롯해 캠프 등 여름철 모든 행사도 취소 또는 축소, 연기하기로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교회 내 소규모 모임과 행사 등을 통해 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안전한 일상생활과 종교활동에 대한 위험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정규예배를 제외한 소모임 등을 제한하는 '교회 방역강화 방안'을 시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이날 기독교계가 앞장서 정부의 방역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협조하고 있는 데 감사를 표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시행하게 된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기독교계의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총리실에 따르면, 목회자들은 기독교계가 하나 되어 코로나19 극복에 솔선수범하는 상황에서 교회를 특정해 제한조치를 취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대다수 교회의 경우 정부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추후 교회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를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정 총리는 중대본 차원에서 방역관리 상황 및 집단발생 추이 등을 더욱 면밀히 평가하고, 교회 방역과 관련해 기독교계와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기독교계가 앞장서서 국민께 희망과 용기를 준 것처럼, 이번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독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 대해, '교회 정규예배 이외 소모임 금지' 조치가 교계와의 상호 협의나 조율 없이 이뤄진 것이라는 방증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교총은 이날 오찬 결과를 15일 오전 교계 기자들에게 브리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