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태훈, 이하 한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으로 피해자의 절규가 묻혀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휘감독 하에 있던 공무원이자 시장의 비서인 여성이 박 시장에 대하여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혐의로 고소하여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고, 그 다음날인 오늘(2020. 7. 10.)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바, 여러 정황으로 박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여진다.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이 자살을 하였다는 충격적인 사실 자체는 그 시장 개인을 떠나 우리나라 국민들 전체의 불행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박 시장의 그릇된 행위로 고통받은 피해 여성의 불행, 그리고 고인을 믿고 수도 서울의 시장으로 3번이나 선출한 1천만 서울시민의 불행이다.
고인(故人)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엄중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범죄 피의사건으로서, 마땅히 피해 여성의 일터인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위 혐의에 대하여 공모하거나 방조한 바가 있는지 수사가 지속되어야 한다.
아울러 피해 여성이 입은 고통과 손해는 최소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의하여 금전적으로 전보되어야 하며, 그 배상책임은 가해자 본인은 물론 서울시청, 그리고 불법행위 관련자 모두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진실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끝까지 밝혀져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의 지지자를 비롯한 일부 세력은 피해 여성의 말의 진위를 따져야 한다면서 그 배후가 있다는 등으로 피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 시장 권한대행은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간 치르고 서울시청사 앞 별도 분향소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피해 여성의 고통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하는 주체임에도 진상을 은폐하고, 보란 듯이 고인의 죽음을 미화하는 듯한 장례를 주관하며, 피해 여성이 또다시 받게 될 고통까지도 외면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즉각 피해자의 큰 고통에 아픔을 더하는 2차 가해를 유발하는 서울시장 장례절차를 재검토하고, 사건의 진상규명 및 손해배상 절차에 착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