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부활절 예배는 가정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 기억에 부활절 예배를 가정에서 각자 드린 적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찌하여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요? 저희 인랜드교역자협의회에서도 3월 초에 모든 목사님들의 의견으로 올해 부활절 연합 새벽 예배를 취소하였습니다. 대신에 12월 성탄 예배를 더욱 의미 있는 성탄연합축하예배로 드리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여느 교회처럼 저희 교회에서도 주일예배를 오전 8시에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하고 녹화하여 11시에 다시 유트브로 링크하여 교인들이 함께 보면서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하고 있 습니다. 물론 소수의 스탭만 참여하여 주일 8시 예배를 드립니다.
교우들이 아닌 텅빈 예배당 의 자들을 보면서, 대면이 아니라 화면을 보면서, 교회가 아니라 가정에서 예배드릴 성도들을 마음에 그리면서, 설교를 하고 찬양을 하고 예배를 드리려니 뭔가 묘한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숨길 수 없습니다. 부활주일은 모여서 예배드릴 수 있을까 내심 기대도 했지만, 남가주와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아직 만만치 않습니다.
왜 하필이면 코로나 바이러스인가? 코로나는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많은 곳에 코로나라는 이름이 명명되어있습니다. 면류관! 왜 이 아름다운 이름이 바이러스에 붙여졌을까요? 초대교회 최초의 순교자 집사 스데반의 이름도 면류관이었습니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 큰 핍박 때문에 예루살렘을 떠 나지 않고 모여 있던 많은 교회들이 사도 외에는 다 흩어지게 됩니다. 집으로 갑니다.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핍박과 죽음 그리고 흩어짐이 면류관이었습니까?
예수님도 쓰신 것이 가시 면류관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면류관이 가시로 되어있었다니요? 만왕의 왕의 상징이 가시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시에 찔려 머리에 피 흘리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 셨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못하는 교우들과 목회자들의 마음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많이 아픕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스데반(면류관=코로나)을 통하여 교회와 교우들을 예루살렘에서 유대와 사마리아와 모든 땅으로 흩으셨습니다(행 8:1). 초대교회가 이제는 무서운 핍박 때문에 각 가정에 흩어져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마케도니아 아가야 소아시아와 로마 등 땅 끝까지 흩어진 가정들이 교회의 씨앗이 됩니다. 흩어진 가정이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게 되는 사도행전의 역사가 됩니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모든 것을 찌르는 아픈 일이 되었지만 가시 면류관 없이 부활이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를 교회에서 집으로 흩어지게 하는 것은 우리의 가시 면류관입니다. 하나님께서 삼 일 후에 가시 면류관을 금 면류관(계 14:14)이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하셨습니다. 초대교회처럼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 가르치는 일과 전도하는 일(행 5:42)을 쉬지 맙시다. 그치지 맙시다. 2020년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흩어진 가정들을 축복합니다.
인랜드교역자협의회 회장 이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