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 대남병원 방문 이유로 '신천지' 오해까지 받아
명성교회, 정보 투명하게 공개 안 한다는 비난 받기도
한국교회, '예배'에 대한 비난 여론 들끓어 온라인 전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명성교회 부목사, 그리고 그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던 명성교회 선교사 자녀, 성동구청 여직원이 모두 재검 결과 '음성' 판정을 받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음성 판정 자체는 정말 다행이지만 첫 검사에서 정확한 판정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처음 확진부터 2차 재검에서 음성을 받기까지 당사자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했던 게 아니었다.
특히 해당 부목사는 신천지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아야 했다. 그 이유는 그가 청도 대남병원을 방문했었기 때문인데, 이 병원은 최근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형이 입원해 치료받다가 사망한 뒤 장례식까지 치른 곳이다. 그리고 이 병원에서 다수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중 특히 신천지 교도가 많았다.
그러나 이만희 교주 형의 입원과 장례식은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진행됐고, 해당 부목사와 교인들은 2월 14일에 그 병원에 갔으니, 그 시점이 전혀 다르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 측은 "해당 교역자와 성도들은 상을 당한 성도의 가정을 위로하기 위해 해당 병원에 방문하였으며, 명성교회는 신천지 및 청도대남병원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알려드린다. 명성교회는 신천지를 비롯한 어떤 이단 세력과도 연관된 일이 없으며, 이와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 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입장 표명까지 해야 했다.
명성교회 전체 차원에서도 피해가 심했다. 가장 심각했던 부분은 명성교회가 신천지와 동급 취급을 받으면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모함과 비난을 받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는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 성도님들과 지역사회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명성교회와 이 교회 교인들은 이번 일로 인해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명성교회의 많은 교인들과 교역자들이 이번 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가거나 검사를 받았고, 강동구와 인근 지자체들에 의해 명단 공개 압박을 받았다.
명성교회 측은 선별 진료소를 운영 중인 강동구에 명단을 제출했는데도, 인근에 위치한 서울 송파구, 경기도 하남시, 성남시, 남양주시 등으로부터도 명단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관계 당국끼리 정보를 교류하지 않고 교회 측에 계속 요구한 것은, 행정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신천지는 전국적인 조직이면서도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고, 각 시도마다 지부가 있으며, 동선과 성경공부방 장소 등이 불투명한 정황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명성교회는 이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명성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전체 교회들의 주일예배 온라인 전환에 상당 부분 영향을 주기도 했다. 특히 해당 부목사가 참석했던 예배 당시 인원이 약 2천명에 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대구 지역 신천지와 같이 대량 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었다. 그래서 교회들의 주일예배에 대해 엄청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는 주일예배를 본당에서 드린다고 2월 27일 발표했다가 이 같은 성화에 하루도 못 버티고 온라인 예배로 드린다고 입장을 바꿨다.
예장 통합과 합동, 그리고 감리회 총회를 각각 대표하는 서울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와 충현교회(담임 한규삼 목사), 광림교회(담임 김정석 목사)도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다. 그래서 3월 1일 주일에는 사실상 전국의 거의 모든 주요 교회들이 온라인으로 주일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