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교회는 다니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 그 중에서도 청소년 10명 중 6명이 교회 재출석 의향을 나타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여론조사 기관인 '지앤컨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7일부터 22일까지 교회 비출석 중고생 200명을 대상으로 신앙 의식과 생활 실태를 파악하는 조사를 실시, 지난 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다음세대의 눈으로 본 교회'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이들 '가나안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난 시기는 중학생이 5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등학생 25.5% 초등학생과 그 이전 24.5% 순이었다. 교회를 떠난 이유로는 "꼭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공부 때문에"(26.5%) "개인적 이유"(19.0%)가 뒤를 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교회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아서 가나안 청소년이 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거의 대다수인 84.5%는 교회 활동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22.0%)하겨나 '어느 정도 참여'(62.5%)했기 때문이다. 센터 측은 "비교적 활발하게 교회 활동을 한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났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교회를 따났으면서도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38.5%)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20%)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17.5%) "사랑, 평화, 정의 등 기독교적 가치가 좋아서"(14.0%) "예수님이 나의 죄를 대속하신 것을 믿기 때문에"(5.0%)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떠난 후 신앙 상태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5.5%가 "신앙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지만, 35.5%는 "신앙이 약해졌다"고 했다. "신앙이 더 확실해졌다"는 4.5%에 불과했다.
특히 교회 재출석 의향을 묻자 절반에 가까운 46.5%가 "언젠가 다시 출석하고 싶다"고 답했다. "대학에 가면 다시 출석하고 싶다"는 11.5%와 "가능한 빨리 출석하고 싶다"는 2.5%의 응답자들까지 합하면 60.5%, 즉 가나안 청소년 10명 중 6명은 다시 교회를 다니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1.0%는 "출석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출석하고 싶지 않지만 마음이 불편하다"(8.5%)는 응답도 있었다.
앞으로도 기독교 신앙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76.0%는 "그렇다"고, 24.0%는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신앙에 대해서 본격적인 관심이 생길 시기인 중학교 때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교회를 떠난 이유도 교회 출석의 의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나와 이 시기에 신앙이 잘 정립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들 중 절반은 여전히 분명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며 "4명 중 3명은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고 10명 중 6명은 교회에 다시 출석하고자 하는 의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와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