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한교연 수장 나란히... 통합 재논의 여지도
전광훈 목사, 한국 기독교계의 '제리 파웰' 될까
'10·3 광화문 집회'의 성공적 개최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기여하면서, 한국교회에 어떠한 추진 동력을 제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양성평등'을 대체하는 '성평등' 정책과 미션스쿨이 대거 포함돼 있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논란, 독소조항 포함 차별금지법과 인권조례 추진 등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반기독교적 정책 추진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외교적 고립 등으로 민족과 나라의 앞날에 위기감을 느낀 성도들이 대거 몰렸다.
언론들은 이번 집회 참여 인원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이어졌던 촛불시위 당시와 비슷한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집회 인원 중 상당수가 대형교회들의 '인원 동원'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성도들이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일례로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의 경우 집회 전 "10·3 국민 투쟁대회'에 성도들을 동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그만큼 대형교회나 대교단 차원의 참여가 없었는데도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이다.
실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한국교회 기도의 날' 행사에는 각 지자체 교회들의 연합 모임인 '전국 17개 광역시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 주도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이 기도하기 위해 개별 혹은 단체로 상경하기도 했다. 해당 기도회는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설교도 축사도 없는 가운데 7대 기도제목을 놓고 함께 기도했다.
이와 함께 이날 '10·3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 집회에는 주최측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이하 한기총)뿐 아니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도 나란히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집회에서 한기총 전광훈 목사는 "기독교는 135년 전 이 땅에 들어와 민족의 개회와 독립운동, 건국, 6.25 전쟁, 새마을운동, 민주화 등 모든 것에 앞장서 왔다"며 "결국은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셔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는 기도를 하자"고 했다.
한교연 권태진 목사도 "우리는 지금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기에 이렇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우리 모두 사랑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나라와 교회, 자유와 사람을 사랑하기에 오늘 우리가 일어났다"고 설교했다.
이번 집회를 계기로 한국교회 연합단체들의 통합 필요성도 또 한 번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별도 기관으로 참여해 힘을 보태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단체가 기도운동 및 대사회·대정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적절하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직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는 기독 정당 운동이 내년 총선에서 결실을 맺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번 '10·3 광화문 집회'를 개최한 전광훈 목사는 지난 10여년간 기독 정당에 투신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전광훈 목사가 후원하고 있는 기독자유당은 지난 총선에서 77만여표를 얻었으나, 단 1만 2천여표가 부족해 비례대표직을 따내지 못했다. 당시 비슷한 이름의 '기독민주당'이 12만여표를 얻었음을 감안하면, 내년 총선을 충분히 의석 확보를 기대할 만한 수치다.
현재 전광훈 목사는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추면서 주요 정치인들과 활발히 교류, 보수 정치권과 시민단체 쪽에서 일정 부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광훈 목사가 미국 보수 기독교계 정치적 영향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고 제리 파웰 목사(릴리저스라이트 설립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