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독교인들이 퀴어축제와 동성애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기독교의 '미래'인 신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연속 인터뷰를 준비했다. [신학대와 동성애], 그 세 번째 순서는 장로회신학대학교다.
약 1년 전 무지개 사태, 제2막 '법정 싸움'
'민변' 등 가세하며 교계 밖으로까지 비화
"장신대, 세상보다 하나님 더 두려워하길"
▲'무지개 사태' 당시 논란이 됐던 사진. 장신대 한 학생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이다. ⓒ해당 학생 SNS 캡쳐 |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 17일, 이 학교의 공식 채플 시간. 일군의 학생들이 무지개를 이루는 각각의 색깔인 듯한 옷을 저마다 나눠 입고, 일렬로 자리했다. 이들은 이 채플의 십자가 아래서 무지개 깃발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은 소위 '아이다호 데이'로 알려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신대는 발칵 뒤집혔다. 학생들의 행위는 '친동성애 퍼포먼스' 논란을 촉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그 전해 있었던 제102회 총회에서 장신대가 속한 예장 통합 측은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이런 입장을 총회 결의로 공표해야 할 만큼, 교단이 동성애에 대해 경각심을 갖던 때였다.
학교와 교단이 들끓었다. 장신대는 해당 사건의 학생 일부를 징계했다. 그해 가을 열린 제103회 총회에선 동성애를 포함한 퀴어신학에 대해 "이단성이 매우 높은 신학"이라고 결론짓는 등, 직전 회기에 이어 일련의 동성애 관련 결의를 또 한 번 했다. 마치 장신대 '무지개 사태' 학생들에게 보내는 단호한 메시지인 듯했다.
그러나 사건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징계를 받은 학생들이 부당하며 학교를 상대로 사회 법정에 소송을 냈고, 최근 법원이 그에 대한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러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동성애 관련 단체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 이 사건은 학교와 교단, 교계의 범위를 넘어서 버렸다.
장신대 신대원 1학년에 재학 중인 전진석 전도사는 "민변 등이 관심을 갖는 걸 보면, 친동성애 진영이 이 사건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한 만큼 본안 판결을 낙관하기 어렵다. 자칫 장신대가 또 한 번 동성애 문제로 몸살을 앓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 전도사가 법원의 판결이나 동성애 옹호 목소리보다 더 걱정하는 건, 동성애가 성경적으로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른바 '침묵하는 다수'다. 그에 따르면 장신대 내 분위기도 밖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동성애에 우호적이지 않다. 다만 그렇지 않은 소수가 큰 소리를 내니 마치 그런 이들이 많은 것처럼 비춰질 뿐이라고.
전 전도사는 "장신대 학생들 중 아마 동성애가 죄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들 중 또한 대부분이 침묵하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 이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마침내 행동하게 될 때, 그 때가 너무 늦지 않은 시점이길 바란다"고 했다.
즉, 동성애 물결을 막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킬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지도 모른다고.
▲장신대 전진석 전도사. 그는 "장신대만이라도 상대주의와 인본주의에 맞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성경의 절대성을 수호해야 한다"며 "장신대가 흔들리면 교단과 한국교회,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
전 전도사는 "장신대는 주요 교단이 운영하는 신학교들 중 거의 유일하게 아직 종합대화 하지 않았다. 여전히 신학과와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만 있다"며 "다른 종합대화 한 신학교들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기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 권고로 논란이 된 한동대와 숭실대, 서울신대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니 장신대만이라도 상대주의와 인본주의에 맞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성경의 절대성을 수호해야 한다. 장신대가 흔들리면 교단과 한국교회,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우리가 깨닫고 움직일 때가 너무 늦지 않은 때이길 다시 한 번 바란다. 세상의 권세가 아닌, 공의를 행하시는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는 장신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전 전도사는 동성애를 비롯해 기독교 가치를 위협하는 세상 풍조에 대항해 바른 신학과 신앙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18년 결성된 장신대 동아리 '파로스포럼'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