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블루밍톤 노말 한인교회 서정웅 담임목사는 내년 봄에 있을 헌당예배를 앞두고 작년 10월 성전 구입 당시를 회상하며 “성전을 구입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성도들의 협력 덕분”이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지난 1980년에 세워진 노말 한인교회는 블루밍톤의 단 하나뿐인 한인교회로 고국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인근 대학의 유학생들이 현지 교회가 아닌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런데 블루밍톤 한인들의 심장과 같은 노말 한인교회가 작년 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지 교회 성전을 빌려 쓰고 있었기에 작년 봄 현지 교회의 당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부동산 업자도 참석한 겁니다. 이 사람이 왜 참석했을까 하고 생각했죠.”

당회에 참석한 부동산 업자는 현지 교회가 교회 운영이 어려운 관계로 성전을 팔기 위해 부른 업자였다. 서 목사는 이날 당회에서 성전을 팔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전이 팔리면 당장 예배를 드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블루밍톤 한인들의 사랑의 교제 장소마저 사라져 버린다는 위기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그래서 서 목사는 성전을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현지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 성전 구입 의사를 밝혔다. 현지 교회 관계자들도 어려운 재정 때문에 성전을 팔아야 한다는 것에 가슴 아파하던 중 서 목사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성전 구입을 위해서는 1백만 불이 필요했고, 성전을 빌려 쓰던 처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액수였다. 하지만 서 목사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교회 관계자들과 대화한 끝에 선금 30만 불을 주고 이자 없이 15년간 나눠서 지급하기로 하고 계약 했다. 15년간 처음 3년은 매달 2천 불씩 이후 12년간은 매달 3천 불씩 마지막 15년째는 나머지 잔금을 다 치르기로 했다.

젊은 유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봉사하며 예배를 드린다는 노말 한인교회는 이로서 블루밍톤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서 목사는 “노말 한인교회는 블루밍톤 한인들을 위해 하나님이 지켜 주신 것”이라며 “그때의 그 감격과 감사함은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