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미디어의 시대는 쉴 새 없이 엄청난 양의 사진과 영상이 생산되어 우리들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까지 파고들었다. 이를 통해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불법 음란물 또한 엄청난 속도로 퍼져가며 성인과 아이들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유통하며 규제하는 업체까지 한꺼번에 운영하는 웹하드 업체가 언론에 보도되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 웹하드 업체는 불법 음란물 유통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이득을 얻었지만 여러 규제와 수사를 비웃듯이 비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포르노 영화를 볼 때, 그들은 낯선 사람들이 성행위를 하는 것을 본다. 그 낯선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강제적으로 마약이나 술에 노출되며, 종종 협박과 강요를 받기도 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가난한 나라 출신의 여자들, 소녀들, 아이들로서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이며, 범죄조직들은 부유한 나라의 수백만 명의 성중독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들을 이용하여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지금 카메라 앞에 서있는 그 사람들이 자신의 딸, 여동생, 아내, 어머니 혹은 자신의 아들, 형제, 남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동 포르노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는데, 매일 11만6천 건의 온라인 검색이 이루어진다. '아동매춘, 포르노, 성적인 목적의 아동매매 금지기구(End Child Prostitution, Pornography and Trafficking of Children for Sexual Purpose-ECPAT)'의 연례 보고서에 의하면, 매년 유럽연합 한 곳에서만 수십만 명의 아이들이 거래되고 있으며 수천 명의 아이들이 납치를 당해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충격적인 슬픈 현실이다.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는 '음란'(fornification)과 '글쓰기'(writing)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고대 그리스의 합성어다. 포르노그래피는 원래 글로 쓴 음란물을 의미한다. '외설적인 글'의 배포는 대대로 금지되어 왔지만 그 규제가 점차 완화되어왔다. 1973년 독일의 포르노그래피 규제완화는 이러한 역사의 한 단면이다. 그 당시 규제완화는 전 국가적으로 극심한 논쟁거리였지만 결국 "성숙한 성인"은 그런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이들은 이런 제품들이 몰래 유통되지 않고 떳떳하게 카운터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되면 금지에 대한 짜릿함이 줄어들게 되어 결국 포르노그래피의 사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 했다. 하지만 이후 전 세계적인 포르노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러한 주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반대의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주장들이 거짓임이 드러났지만 이미 깨어진 규제를 돌이키는 데는 너무나 큰 힘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불법 음란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일단 이런 강한 자극의 음란물에 노출이 되면 그 이미지들은 두뇌 기억회로에 클립처럼 박히게 되어 지울 수 없이 영원히 자리 잡게 된다. 자신의 기억에 대해 통제가 불가능해 진다. 음란한 이미지는 보면 볼수록 자극에 대해 차차 둔감해져 점점 강한 수위의 자극을 찾아 중독의 악순환으로 끌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중독과 달리 포르노 중독은 중독자 자신이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치료를 받을 생각도 하기 어렵게 한다. 게다가 포르노사업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고수입 산업이 되면서, 거대한 성산업을 등에 업고 불법 음란물 유통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들 각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가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
정신분석가인 빅터 클라인 박사는 약 300명의 성중독, 비행 청소년, 성적 학대의 피해자들을 치료한 후 포르노 소비는 강박과 범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처음엔 충격적이며 불법적이고, 혐오스럽고, 부도덕하다고 인식되던 음란물들이 차차 수용할 만한 평범한 것으로 여겨져 그런 행위들이 '모든 사람이 다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게 되며 자신들도 그렇게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는 포르노의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노출되었던 성적 행동들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는 노출증, 그룹 섹스, 관음증, 아동과의 성관계, 동물과의 성관계, 강간 등을 포함한다. 현재까지 국제질병분류에 포르노 중독에 대한 진단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치료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진단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반대가 있다. 이 또한 거대 산업의 검은 힘이 작용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포르노 연구자인 타베아 프라이탁은 "사람들은 친절하고 우아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 폭력적인 포르노를 소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 한다"고 하였다. 메리 에버스타트와 메리 앤 레이든은 "연구조사와 자료들을 살펴보면 포르노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모든 연령과 남녀에게 행복, 생산성, 타인과의 관계성, 사회에서의 역할 등에 여러 가지 치명적 손상이 유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이제 부모들은 더 이상 자신의 아이들을 인터넷 사용이나 포르노로부터 완전히 보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아닐 거라는 안이한 태도가 훗날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당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가족연구위원회의 연구자인 패트릭 F. 페이건은 가족 간의 강한 유대감이 포르노 중독에 대한 최선의 보호책이라고 하였다. 그는 "포르노의 영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핵심은 가족 간에 사랑과 애착의 관계를 키우는 것이다.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관계는 부부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아이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부모와의 관계"라고 했다. 이것은 인터넷 포르노에 대한 방패막이로 작용하며, 자연적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으로 건강한 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 준다. 자녀에 대한 깊은 관심은 그들이 어떤 영상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 감독하고 지도하게 한다.
우리는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자녀들에게 분별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동시에 인터넷과 SNS를 통한 불법 콘텐츠를 정화할 수 있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포르노는 정상이 아니다. 비정상이다. 우리의 아이들과 다음 세대를 위해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포르노의 불법적인 생산과 유통을 적극적으로 제한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