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C코리아에서 이에 대한 팀 켈러 목사의 '복음 안에서의 비혼과 결혼(Three Ways with Families)'이라는 글을 번역 소개했다.
팀 켈러 목사는 "많은 연구들은 신앙의 색채가 강한 나라일수록 높은 출산률을 보이고, 반대로 세속적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출산 기피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라며 "주로 지목되는 요인은 학력 수준 상승이다. 보편적 학력 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은 출산과 양육을 점점 더 뒤로 미뤄, 자연스럽게 출산률이 떨어진다는 논리"라고 운을 뗐다.
켈러 목사는 "하지만 고학력자일지라도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이들보다 자녀를 많이 낳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저출산의 주된 이유를 학력으로 보는 사회경제적 관점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없다. 누구도 완전한 이유를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함으로써 기독교 가정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그는 비종교인이 가정을 이루는 데 흥미를 잃게 된 원인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희생 정신 감소'이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세속주의는 개인화를 가속화시킴으로써 가족에 대한 희생을 회피하도록 주도했다. 2003년 벤구리온대학교 연구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무종교인들이 종교 공동체에 속한 이들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며 "유럽은 정부가 나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경제 지원 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녀를 위한 재정적 뒷받침보다 개인의 자유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속주의 문화에서는 나의 자아가 곧 내 삶을 지배하는 주인이다. 그러므로 삶의 방향과 목적 역시 나의 만족을 기준으로 좌우된다"며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가정을 이루는 것은 곧 자기 자신과 행복의 상실로 여겨진다"고 했다.
▲지난 5-7일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센터처치 컨퍼런스 모습. ⓒCTCK 제공 |
두 번째 이유는 '희망의 감소'다. 그는 "많은 지인들이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더욱 비관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며 "이토록 절망적인 세상에서 어떻게 아이를 양육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조금 다른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 미래에 대한 절대적인 희망이 있기에,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 훨씬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팀 켈러 목사는 "뿌리 깊은 전통 종교는 반대로 가정 그 자체를 우상처럼 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독교는 여타 종교와 달리, 최초로 비혼의 삶을 제시했다. 예수님 자신과 바울이 독신의 삶을 살았다"며 "초대 교회는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하지 않았고, 가난한 미망인을 제도적으로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켈러 목사는 "초대교회가 이러한 파격적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독교 복음'과 장차 열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결혼에 대한 신격화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라며 "비혼을 선택함으로써 완성하는 희생은 (단지) '섹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자에 대한 포기이다. 그 시절에 이보다 더 급진적 행위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라고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책을 빌어 반문했다.
또 "복음 중심 공동체는 가정에 대한 성경적 통찰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그 통찰의 열매로서 가정은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세속적 사회의 시각)도, 우상(전통적 종교의 시각)도 아니다"며 "기독교 복음 안에서의 가정은 기존의 사회적·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가정과는 완전하게 다른 개념"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보수적인 문화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만, 복음은 독신으로 하여금 그 수치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팀 켈러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정체성은 오직 예수님 안에서만 찾을 수 있고, 우리가 확신하는 미래의 소망은 바로 하나님 나라이다. 양육 역시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행위"라며 "그러므로 양육의 범주가 반드시 생물학적 기반 위로 좁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이렇게 복음 안에서 비혼에 대한 가치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독교 복음은 진보적 문화권에서 점점 그 빛을 잃어가는 결혼과 부모의 희생에도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며 "크리스천 부모로서 그 분의 본을 따라 개인의 자유와 힘을 희생할 때, 자녀들도 비로소 생명과 자족을 얻을 수 있다. 십자가의 보혈과 비교한다면, 우리가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희생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렇게 복음 안에서 결혼과 양육에 대한 힘을 얻는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복음은 종교도 아니고 비종교도 아니다. 복음은 그런 것과는 완전하게 다른 개념"이라며 "생명력 있는 진정한 복음은 세속 문화나 전통적 관습과도 상관없고, 보수나 진보의 어느 한 쪽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진정한 복음은 우리가 이제까지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것임을 기억하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