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강사'이자 스스로 '양성애자'라고 주장하는 은하선 씨의 소위 '인권' 강연이 지난 24일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에서 개최됐다. 이번 강연은 최초 '가톨릭 대학'인 서강대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취소됐고, 소위 '기독교 대학'인 연세대 총여학생회 주최로 이날 장소까지 옮긴 끝에 강행됐다.

은하선 씨의 이번 강연 '대학 내 인권활동 그리고 백래쉬'는 연세대 제29대 총여학생회 '모음'과 연세대 제2회 인권축제 기획단이 주관했으나,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대자보를 게시하고 강의 장소에서 피켓을 드는 등 반대운동에 적극 나섰다는 점부터, 해당 강연의 부적절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케 한다.

'은하선 씨의 초청 강연을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남∙여 학우 일동'은 반대 이유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물론 종교에 대한 비하를 드러내는 언행으로 많은 사회적 논란의 시발점이 돼 왔다"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타 대학교들에서도 은하선 씨의 강연은 학생들의 강한 반대로 인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은하선 씨는 십자가 예수 형상의 자위기구(딜도) 사진에 '사랑의 주님'이라는 캡션을 달아 SNS에 공개하는 등 왜곡된 성 의식과 종교 모독을 드러내 종교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2017년 연말, 은하선 씨는 SNS에 '방송국 PD 전화번호'라며 퀴어축제 후원용 번호를 허위로 유포해 여러 개인이 의도치 않게 금전적 피해를 보았으나, 은 씨는 끝내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피소까지 당한 전적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강연이 가톨릭 대학에서는 취소됐지만, 기독교 대학에서 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연세대학교 측이나 교목실, 신학과, 기독학생연합회 등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기독교 대학'이라며 평소 한국교회에 적극 후원을 요청하던 그들의 모습과는 자못 다르다.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국내 최초 기독교 학교에?'라는 문구를 종이에 출력해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나왔다.

'백래시(backlash)'란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와 행동을 이르는 말로, 주로 진보적인 사회 변화에 따라 기득권층의 영향력이 약해질 때 쓰이는 용어라고 한다. 학생 사회에서 기득권 조직일 수 있는 총여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반발 움직임에 붙일만한 용어인지 의문스럽다. 그럴듯한 용어로 프레임을 만들고 '여성주의는 취소될 수 없다' 등으로 포장한다고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진 않는다.

최근 '인권'이라는 용어는 찬반 논란 있는 사안 가운데 특정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도 그렇다. 한국교회는 '인권'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와 함께,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종교의 자유를 왜곡하고 특히 기독교의 가치를 허물려는 시도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세대 측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걸린 은하선 씨 강연 관련 대자보를 유심히 읽고 있는 학생들.
(Photo : )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걸린 은하선 씨 강연 관련 대자보를 유심히 읽고 있는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