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영화와 괴기 영화가 난무하는 추세인 세상에서 오래간만에 뜻깊은 영화를 보았다. 순교자의 소리(Voice of Martyr)가 제작한 “그리스도를 위해 핍박 받습니다”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1945년, 루마니아에 쳐들어 온 러시아의 스탈린 공산정권이 루마니아를 장악함으로 종교 제제를 가하게 되자 진리의 예수님을 담대히 전하는 성공회 목사 리처드 웜브란트(Richard Wurmbrand, 1909-2001)가 예수님을 위해 핍박 받는 일생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웜브란트 목사는 공산 정권에 비위를 맞추려고 거짓으로 타협하는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 편하게 사역할 수 있는 유혹을 버리고 비밀리에 가정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원수인 러시아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러시아 군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며 사역하다가 잡혀가게 된다. 감옥에서 14년간 온갖 고문을 받으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웜브란트 목사는 그 곳에서도 복음을 전하며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았다. 아내 사비나(Sabina)도 웜브란트 목사에 이어 3년간 오지에 끌려가 온갖 육체적 노동과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도 꿋꿋히 예수님을 전하며 고난을 이겨 내었다. 예수님을 위해 핍박과 고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한 이들의 담대함은 아마도 주님이 우리를 위해 핍박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사랑에 대한 보답이 아니었을까?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마16:24)이라고 하셨고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18-20)고 하셨다. 웜브란트 목사 부부는 이 말씀처럼 진정으로 자신들의 삶을 주님께 드리고 고통의 십자가를 지고 오직 영혼 구원을 위해 생명을 바쳤다.
1967년 웜브란트 목사는 순교자의 소리를 설립하고 전 세계에서 믿음 때문에 핍박 받는 그리스도인들을 돕고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성경을 읽고 예배 드릴 수 있지만 아직도 이 세상에서는 죽음을 각오하고 신앙 생활 하는 이들이 많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며 우리를 구원하셨는데 우리는 과연 그리스도인으로 살며 진정으로 생명을 걸고 예배를 드리고 있나? 나는 생명을 걸고 복음을 전하며 살고 있나? 나는 예수님을 위해 어떤 고통이라도 감수하며 사는가? 현실의 삶에 묶여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태만한 믿음 생활과 조그마한 일에 자존심이 상해 아파하는 약하고 미성숙한 나의 모습을 본다.
오늘 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고통받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더 기도하며 내게 주신 십자가를 생명 걸고 지고 나아가기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