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70년대 초, 온 대한민국이 자주 듣고 부르던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입니다. 아침마다, 새마을운동 노래와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했던 대한민국의 70년대는, 정말이지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쳤던 그런 시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간절한 염원 탓인지, 마침내 대한민국은 남 부럽지 않을 만큼 살게 되었고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강국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질문 하나가 제 심중에 남아 있습니다. '정말 우리는 잘 살고 있는가?'
지난 한 주간 내내, 조국의 하늘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가시거리가 1 km가 채 안되는 하늘... 부자가 된 조국의 하늘은 더 이상 파란 하늘이 아니었습니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하늘은 뿌옜습니다. 서울의 하늘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진을 받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며 보았던 대한민국의 하늘은 죄다 뿌옜습니다. 왜 이런 하늘이 되었을까요?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잘 사는 나라의 하늘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오늘날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석탄이나 석유같은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공장을 돌릴 때 발생하는 연기나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물질들을 말합니다. 그런 유해 물질들이 아주 작은 형태로 인체로 들어가 호흡기, 심장, 혹은 뇌와 관련하여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무분별한 산업화의 잔재요, 무지의 소치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기가 원하는 시간 안에 더 많이 얻기 위하여 자연을 선하게 다스리기 보다는 압제하고 착취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세 먼지가 가득한 하늘을 보면서 저 뿌연 하늘이 오늘날 이 시대 교회들의 하늘과 같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잘 살아 보겠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정말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부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국이, 미세 먼지가 가득한 하늘 밑에서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는 것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알찬 프로그램도 돌리고, 재정도 넉넉한 교회를 이뤘지만 파란 하늘을 잃어버린 교회, 파란 하늘을 볼 수 없는 목사와 성도, 그래서 결코 잘 살 수가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르는 것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한강 시민공원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미세 먼지가 가득한 하늘 아래서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열심히 걷고 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짠하게 보이던지... 그 분들이 곧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잘 살고 싶습니다. 정말 잘 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좀 늦더라도, 다른 사람처럼 넉넉하진 못할지라도 잘 살고 싶습니다. 잘 사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살고 계십니까? 단순한 부자가 아닌,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